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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年10억회분 거뜬…코로나백신 위탁생산 전초기지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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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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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바이오플랜트에서 연간 최대 10억회분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백신 위탁생산(CMO) 요청이 들어오면 백신을 발 빠르게 양산해 전 국민이 코로나19 위협에서 신속하게 벗어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주에 방문한 경기 평택시 소재 한미약품 바이오플랜트 제2공장에서 만난 김수진 공장장은 백신 생산 역량에 대해 이처럼 자신감을 보였다. 이곳에는 1·2공장과 관리동을 포함한 바이오플랜트 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히 2년 전 완공한 6층 높이의 2공장(연면적 2만8211㎡·약 8만5000평)은 2만ℓ의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은 물론 주사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진 시설까지 들어서 있어 백신 생산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공장에 들어서면 마치 거대한 정수기 통을 연상시키는 높이 10m, 1만2500ℓ 용량을 자랑하는 배양기(바이오리액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배양기에서 대장균을 배양한 뒤 회수 및 정제 과정 등을 거쳐 유전자 백신(DNA·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여성 바이오플랜트 공장장인 김수진 전무는 "이곳 2공장에서 일주일간 미생물(대장균) 배양 공정을 통해 2만ℓ 정도의 배양액을 얻을 수 있는데, DNA 백신의 경우 200만회, RNA(mRNA) 백신은 2000만회 접종분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DNA 백신은 연 1억회, mRNA 백신은 연 10억회 접종분 백신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한미 바이오플랜트 생산 담당 고선진 상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려면 수억~수십억 명에게 일시에 접종해야 하는데, 유전자 백신의 원료의약품인 핵산(DNA, RNA)을 단기간에 대량 생산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플랜트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라며 "2공장의 경쟁력은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유전자 백신을 미생물 배양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전자 백신은 동물세포를 이용하는 것보다 대장균 등 미생물 배양을 통해 생산해야 생산 속도가 10배 빠르고 효율성과 편리성이 높다는 게 고 상무의 설명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대형 배양시설을 갖추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들이 다수 있지만 이들은 항체 원료의약품 생산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동물세포 기반의 배양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물세포를 활용해 유전자 백신을 만들 경우, 세포 배양에만 한 달 내외의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또 조직 구성이 복잡한 동물세포는 배양 후 유전자 재조합 과정이 어렵고 생산 수율도 낮은 편이다.

반면 조직 구성이 단순한 미생물(대장균)을 활용하면 배양에 수일 정도만 소요되고 배양한 대장균 세포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바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대장균을 활용하면 동물세포 활용 방식보다 최대 10배가량 빠르게 유전자 백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의 대표적 위탁생산 업체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그리고 최근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따낸 SK바이오사이언스나 GC녹십자 역시 유정란이나 동물세포 기반 백신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게 한미약품 측 설명이다.

방역당국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백신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공장장은 "정부가 직접 백신을 '직구'하는 것보다는 기술 도입 계약을 맺어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편이 훨씬 더 빠르게 물량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나서서 글로벌 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어주면 한미 바이오플랜트가 생산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한미 바이오플랜트의 생산 능력에 대해 입소문이 나면서 유전자 백신을 개발 중인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한미약품에 잇달아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 측은 "복수의 제약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문의가 오고 있는 유전자 백신 개발 회사들과 최종 생산 계약까지 체결하면 한미 바이오플랜트 가동률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평택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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