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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트럼프는 ‘반 오바마’ 바이든은 ‘반 트럼프’로 통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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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 16일만인 24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전을 계속하면서도 이날부터 정권 인수인계에 협조하고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그동안 거부해온 국가안보 브리핑을 25일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 인계인수 업무를 총괄하는 연방총무청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 측에 ‘당선증’을 발급해주고, 인수위원회가 사용할 사무실과 업무 추진 비용을 제공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정부 인수위는 약 630만 달러(약 70억원)의 연방자금을 지원받고, 각 부처 및 기관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받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인수인계 거부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 보급 등이 몇 달간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NBC 방송과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대립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과거와 비교할 때 우리가 그렇게 늦은 것 아닌 것 같다”면서 “즉각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이 접촉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들이 정부 이양에 비협조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인수위와 트럼프 정부는 백악관, 정부 기관 등의 단위로 최소한 20여 차례 접촉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도 만나 코로나19 대응책을 협의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파우치 소장이 차기 정부에서도 코로나 19 대응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와 트럼프 정부 간 정부 인수인계가 원만하게 이뤄질지 여전히 미지수라고 WP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선 패배 인정을 하지 않고 있고, 트럼프 정부의 각 부처 고위 책임자들이 기밀문서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 측은 새 정부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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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권 인수 공식 절차 착수… 활짝 웃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미국시장협의회(USCM) 소속 시장들과의 화상회의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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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전날 밤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바이든 정부로 정권 이양 작업이 공식적으로 진행된다고 알렸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메도스 실장은 부처별로 담당자를 지정해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 측과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도스 실장은 별도의 허가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바이든 인수위와 직접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이 부분을 굵은 글씨체로 표기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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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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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인계 작업은 그의 오랜 측근인 테드 카우프만이 총괄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소개하는 기자 회견을 했고, 고위직 인사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정부가 폐기한 정책을 전임 정부에서 추진했던 핵심 인사들을 다시 중용함으로써 트럼프 정부 흔적 지우기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미국이 재가입하고, 지구온난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포석으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기후특사로 임명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동맹국을 홀대한 것과는 정반대로 기존 동맹 관계 복원을 위해 토니 블링컨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했다. CNN은 “트럼프가 ‘반(反)오바마’로 통치했다면 바이든은 ‘반 트럼프’로 통치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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