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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방탄소년단 ‘그래미 꿈’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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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팝 듀오·그룹퍼포먼스 부문

‘다이너마이트’ 후보에 지명 쾌거

한국 대중음악사에 기념비적 사건

“BTS, 미국 팝 일원으로 들어간 것”

헤럴드경제

새 앨범 ''BE (Deluxe Edition)''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연합]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마침내 ‘그래미의 꿈’을 이뤘다. 보수적인 ‘백인들의 잔치’로 불린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며 한국 대중음악사를 다시 썼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시간 25일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은 4대 본상(제너럴 필드)이 아닌 장르 부문에 해당하나, 그래미의 주요 부문에서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에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9년 시작한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시상식이자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 교수는 “그래미 어워즈는 대중성이나 상업적 성과는 물론 다른 시상식과 달리 음악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후보를 지명하고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권위와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미의 장벽은 두터웠다. 오랜 시간 이어온 권위만큼 그래미 어워즈는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꼽혔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동안 그래미 어워즈는 흑인음악, 라틴팝 등 백인들의 음악 이외의 장르에는 합당한 시상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방탄소년단에게도 험한 도전이었다.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을 디자인한 회사가 61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오른 적은 있으나 음악적 성취에 대한 인정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 4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3년 연속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했지만, 그래미는 ‘철의 장벽’이었다.

그래미의 후보에 오른 ‘다이너마이트’는 지난 8월 발매, 한국 대중음악사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른 곡이다. 이번 그래미 후보 지명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루게 됐다. 그래미 어워즈는 후보에 오르면 ‘그래미 노미니즈’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큼 높은 위상을 부정할 수 없는 시상식이다. 전문가들 역시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의미”이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인기있는 음악이자 괜찮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증명”(이규탁 교수, 정민재 평론가)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입성이 가지는 의미 역시 남다르다. 특히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으로 치부됐던 방탄소년단과 K팝의 음악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규탁 교수는 “그간 방탄소년단과 K팝은 미국에서도 대중에게 인기있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성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며 “이번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 지명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단순히 인기있는 음악이 아닌 적어도 미국 시장에선 음악적 퀄리티, 음악성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정민재 평론가 역시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에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미국 팝 음악계의 일원이 됐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K팝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입성에 외신들도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AP통신은 “K팝의 제왕이 최초로 그래미 후보에 오르며 꿈을 이뤘다”고 했고, 로이터통신은 “K팝 센세이션 BTS가 첫 번째 그래미 후보로 지명되면서 한국 그룹으로서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매체 빌보드는 “한국 그룹이 글로벌 팝 무대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면서 그래미가 마침내 주요한 문화적 변화를 인식하게 된 것인가”라면서 “BTS가 드디어 (그래미의 벽을) 돌파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도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후보에 오르니 수상 욕심도 생기고 기대된다”며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신기하고 감격스럽다. 노미네이트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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