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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백신 연말까지 확보한다는데…예산 사실상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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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납금 제외한 잔여 구입비, 배송비, 주사기 구입비 등

내년도 예산안 반영 안돼…복지위 "추가기간 소요될 것"

아시아경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거세지는 25일 서울 동작구청 주차장에 선제 검사를 위해 마련된 현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동작구는 최근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 집단감염 등과 관련해 추가 확산을 막고자 현장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현장 선별진료소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검사자가 늘어날 경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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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연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3000만명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내년도 예산에는 선납금을 제외한 관련 비용은 추계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예산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향후 예비비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 배송비, 주사기 구입비 등 접종에 필요한 기본 비용도 예산에 반영돼 있지 않아 백신을 확보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021년도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예산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해 지난달 기준 현재 3562억원을 확보했다. 이 중 2689억원은 1000만명분의 확보를 위해 국제 백신 개발·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지불하는 금액이다. 나머지 873억원 중 법률자문료(1억원)를 제외한 예산은 2000만명분 확보를 위한 해외 백신 제조사와의 개별 계약에 쓴다.


문제는 내년도 예산안에는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한 별도의 예산이 편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선납금 일부를 제외한 개별 제조사 백신 구입비 잔여분 4400억원을 포함해 배송·보관비, 접종 시행비, 냉동고·주사기 구입비 등을 위한 별도 예산은 편성돼 있지 않은 상태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완료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고 백신 개발 후에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뒤에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내년도 백신 구매에 소요되는 예산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워 예산안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제조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향후 필요한 비용은 예비비나 추경 등으로 확보하겠단 계획이지만 기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복지위는 "(관련 비용을) 본예산에 편성하지 않고 필요 시 예비비로 충당하면 예산 불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나 예비비 신청·승인 절차를 거치기 위한 기간이 소요된다"며 "추경을 편성할 경우엔 국회 심의·의결에 따라 상당 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더라도 바로 접종을 하기보단 국내 상황, 타 접종 사례, 부작용 여부 등을 고려해 접종 여부, 대상,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안전성·유효성 평가와 함께 예비비나 추경 심사로 기간이 더 소요된다면 접종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백신 평가와 함께 개별 기업과의 협상, 예산확보 절차 등을 동시에 진행한다면 다소 시기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위는 관련 예산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측면은 인정하지만 재원 조달계획은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지위는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의 도입 및 접종 시기, 개별 제조사와의 계약체결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백신 확보를 위한 예산 조달계획을 사전에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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