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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5년 준비했는데 한순간에…" 확진에 무너진 '임용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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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으로 임용고시 못 치른 응시생
MBC 라디오서 "절망적… 부모님께 면목 없어"
한국일보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이날 노량진 임용고시 관련 누적 확진자는 81명으로 늘었다. 이 학원 관련 확진자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북, 광주 등 전국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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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2021학년도 중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 1차 시험(임용시험)을 치르지 못한 응시생은 총 67명. 청춘을 잠시 접어두고 꿈을 위한 공부에 매진하던 이들은 갑작스레 맞닥뜨린 현실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임용시험 준비생 A씨는 24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너무 절망적이어서 사실 지금도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라고 교육청으로부터 올해 시험 응시 불가 방침을 전달받던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시험을 눈앞에 두고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온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대형 교원 임용시험 학원에서 감염됐다. 예정대로라면 올해가 다섯번째 임용시험이었던 A씨는 "피해자 중에는 저보다 훨씬 오랜 기간 준비하신 분도 많다"고 했다.

당장 시험을 8시간 앞두고 관련 통보를 받았다는 A씨는 "부모님께 (이런 소식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전화를 드렸는데 면목이 너무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생신날 '올해는 꼭 네가 합격해 훌륭한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2021학년도 서울시 공립(국립, 사립) 중등교사, 보건사서영양전문상담특수(중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 제1차시험이 치러진 21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에서 임용시험 참석 수험생들이 발열체크 및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을 준수하며 입실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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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으로 임용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을 이유로 진정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각 시도교육청은 앞서 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면서 입원치료통지서를 발급받아 격리 치료 중인 사람은 응시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A씨는 "지금은 다들 환자라서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아주 힘든 상태"라며 "조금씩 회복이 되는 대로 본격적인 대책이나 계획을 실행하게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확진자 중 1명은 검사 결과가 늦게 나온 탓에 시험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 또한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임용시험 시행 계획이 공고되고 실제 시험이 치러지는 11월 21일까지 약 세 달의 시간 동안 충분히 확진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고 방역당국 및 교육당국에 유감을 표했다.

다만 방역당국 및 교육당국은 현재 여러 형태의 임용시험이 진행 중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외의 시험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겐 응시 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은 수능을 제외한 다른 시험에 대해서 확진자에게 시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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