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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BTS에 결국 빗장 푼 '그래미'…다시 한번 K팝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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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 발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노미네이트

미국 3대 음악상 후보에 전부 지명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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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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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NARAS)는 25일 새벽(한국 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를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에 이어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르면서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후보에 전부 지명되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 '피플'지가 표현한 대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보이그룹'으로 꼽히는 방탄소년단의 올 한 해 활약은 대단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도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을 발매했다. 이 앨범은 발매 첫날 판매량만 213만 장에 달했으며,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공개한 방탄소년단의 첫 번째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도 큰 사랑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방탄소년단의 마음이 담긴 밝고 경쾌한 디스코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의 양대 차트 '빌보드 200'과 '핫 100'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지난 20일 전 세계에 공개한 새 앨범 '비'(BE) 디럭스 에디션도 선전 중이다. '비'는 첫날 판매량만 200만 장에 달했고,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뮤직비디오는 공개 사흘 만에 1억 뷰를 넘겼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2017년부터 이 상은 4년 연속 방탄소년단 차지였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열린 '제48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도 수상 행진은 계속됐다. 방탄소년단은 3년 연속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상을, 2년 연속 '페이보릿 듀오/그룹-팝/록' 상을 받았다.

최근 3~4년 전부터 시상식에 초대해 특급 대우를 하고 공식 후보로 지명해 상을 준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달리 '그래미 어워드'는 방탄소년단을 시상식 '후보'로 올리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시상자로, 올해 1월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공연자로 초대받은 바 있다. 물론 이 역시 모두 한국 가수로는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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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래미 어워드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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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제62회 그래미 어워드'가 공개한 84개 부문 후보 명단에 방탄소년단이 빠진 것을 두고 그래미 어워드의 보수성과 폐쇄성이 지적된 바 있다. 꾸준히 그래미 어워드 후보 지명과 수상을 바란다고 밝혀 온 방탄소년단은, 마침내 그래미 후보로 선정됐다. 앞서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금까지 한 번도 후보로 지명된 적 없는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했기에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의 성과와 활약을 인정한 결과라고 바라봤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미 조건 자체는 다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연초에는 앨범으로, 중반에는 싱글로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지 않았나. 후보 지명이 된 것만으로 사실상 엄청난 성과이고, 수상을 한다면 더욱 주목할 만한,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후보 지명으로) 방탄소년단이 이전보다 훨씬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음악적으로도 이전보다 더 얘기할 것이 많은 작품을 냈다는 평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미 시상식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인 만큼 흥행 요소가 필요한데, 화제의 중심에 있는 방탄소년단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화 음악 저널리스트는 "K팝이 지금 가장 핫한 흐름 중 하나라는 것을 그래미가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2020년을 결산하는 자리에 빠져선 안 될 정도로 중요한 흐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후보에 포함된 것을 그래미의 '다양성 확보' 노력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 저널리스트는 "그래미는 최근 들어 여성과 흑인을 차별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선정위원단이 온통 백인 위주라는 비판을 수용해 위원단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시아 가수가 빌보드 1위에 오른 만큼, (방탄소년단 후보 지명은) 그래미의 다양성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 역시 "과거 카니예 웨스트부터 켄드릭 라마, 비욘세 등이 홀대받는 등 그래미가 흑인음악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었다.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등 여러 가수가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그래미의 위상과 위신이 예전 같지 않아진 것도 사실이다. 여러 가지 변화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1959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그래미 어워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이다. 영화의 아카데미상, TV의 에미상, 무대 공연의 토니상과 함께 예술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이 큰 상으로 꼽힌다. 수상자는 차트 순위, 앨범 판매량 등 수치보다는 미국 음악계 현직 종사자로 구성된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들 투표로 결정된다.

'제63회 그래미 어워드'는 내년 1월 31일(현지 시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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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올해 8월 21일 전 세계에 공개한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로 데뷔했고 통산 3번의 1위를 기록했다. (사진=빌보드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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