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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FBI 거느린 국가정보 수장에 첫 여성… ‘이민정책 총괄’ 국토안보장관엔 쿠바 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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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시대]다양성-전문성 중시한 바이든 人事

동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 시간)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발표한 첫 내각 인선은 여성, 유색인종 등 다양성을 고려하면서도 전문성을 중시한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충성심을 우선시하면서 백인 남성을 주로 기용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대비된다. 이번 인선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 우선주의를 탈피하고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복원할 ‘베테랑 군단’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미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새 수장으로 지명된 애브릴 헤인스 전 CIA 부국장(51)은 의회의 인준을 통과하면 2004년 설립된 DNI의 첫 여성 국장이자 미 정보 분야의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이 된다. 헤인스는 앞서 2013년에는 CIA 최초의 여성 부국장에 임명된 바 있다.

시카고대 물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7∼2008년 당시 외교위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부국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냈다. 2017년 토론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등으로 김정은 정권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내고 핵무기 동결을 이끌어내려면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쿠바계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61)는 1959년 아바나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피델 카스트로의 독재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로욜라 법대를 졸업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사, 이민국(USCIS) 국장, 국토안보부 부장관 등을 거쳤다. 아메리칸드림의 산증인인 그는 트위터에 “모든 미국인과 박해를 피해 찾아온 이들을 보호하는 일을 감독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수장에 이민자 출신이 지명된 것 역시 처음이다. 국경장벽 건설을 밀어붙이고 불법 이민자 부모와 어린 자녀를 강제로 떼어놓았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04년 미 민주당 대선후보였으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두 번째 국무장관을 지낸 민주당의 거물 존 케리 전 국무장관(77) 또한 기후변화 특사로 공직에 복귀한다. 장관 재직 시절인 2016년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파리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서 외손녀 이사벨을 안은 채 서명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그가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기후변화 대응 및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주도하게 됐다.

인수위는 이날 “케리 전 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NSC에 기후변화 담당 인사가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며 이를 국가안보 문제로 여기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언론을 통해 이미 보도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58),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44), 흑인 여성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68)의 인선 또한 공식 발표했다. 인수위는 성별, 인종, 연령대 등을 두루 고려한 인선임을 강조했다.

경륜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를 대거 발탁한 이번 인선은 대선 승리 선언 직후 “미국이 돌아왔다”는 일성을 내놨던 당선인의 말대로 전통적인 다자주의 및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외교정책을 끌고 나가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이들은 취임 첫날부터 나를 도와 미국의 자리를 되찾고 안보, 번영, 가치를 증진시킨 핵심 멤버들”이라며 기대를 보였다. 충성심을 우선시해 발탁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각료들이 전문성 부족, 타 부서와의 불통 등으로 정책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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