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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231년만의 첫 女재무장관…걸어온 길이 역사인 옐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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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인선' 바이든好 첫 재무장관에 옐런

잇따라 유리천장 깨…전례없는 위기 타개 임무

월가 "경제 잘 이끌 것"…연준과 밀월도 기대

"공화당 일부에게도 지지"…부양책 탄력받나

당내 정치 지형상 어부지리 입각은 약점 꼽혀

이데일리

새 재무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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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다소 이례적이고, 또 역사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새 재무장관 후보자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진 23일 오후(현지시간) 팀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이 내놓은 말이다. IIF는 주요 선진국 민간 금융기관들의 연합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옐런 전 의장은 재무장관으로서는 비전통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231년 재무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

이런 반응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옐런 전 의장이 예정대로 입각하면 각종 기록을 새로 쓰기 때문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4년 역대 첫 여성 연준 의장에 올랐으며, 이번에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231년 재무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된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재무부 수장에 여성이 진출하게 된 것이다.

그는 또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다. 청와대로 치면 경제수석 혹은 경제보좌관 정도의 자리다. 재무장관, 연준 의장, 경제자문위원장을 모두 거친 인사는 미국 역사상 그가 유일하다. 연준 의장에서 재무장관으로 직행하는 사례 역시 매우 드물다. 1970년대 말 윌리엄 밀러 전 연준 의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옐런 전 의장은 수렁에 빠진 미국 경제를 건져내야하는 어려운 책무를 떠맡게 됐다. 전례가 없는 성격의 불황이다 보니 경제적 해법이 마땅치 않은데, 이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임무를 짊어지게 된 것이다. 실제 JP모건은 최근 월가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내년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1.0%·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CNBC는 “미국은 지금 수많은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옐런 전 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까다로운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월가, 정치권 등 일단 긍정적인 반응

미국 내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애덤스 회장은 “(그의 입각은 이례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도전에 맞설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 여부”라며 “세계적인 석학이자 공직자로서 그의 경험과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했다.

옐런 전 의장은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런던정경대 강사를 거쳐 UC버클리 교수를 지냈다. 공직 퇴임 후에는 브루킹스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시장 역시 옐런 전 의장의 입각을 반겼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2% 오른 2만9591.27에 마감했다. 옐런 전 의장의 소식이 전해지며 지수는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아울러 그의 독보적인 이력이 팬데믹 위기를 넘기는데 한 몫을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전형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이자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적극적인 지출을 옹호하는 케인지언(keynesian·케인스주의자)이다. 그는 지난달 한 방송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경제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히는 동안 대담한 재정 지출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제위기를 타개하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는 재정과 통화의 협력인데, ‘슈퍼 비둘기’로 불리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은 옐런 전 의장과 ‘대화가 통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는 게 월가의 견해다. 재무부와 연준이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폴리티코는 “그는 월가 외에 민주당 전반과 심지어 많은 공화당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전 의장이 당초 예상을 깨고 재무부에 입성하는 건 탄소세 도입에 전향적이었다는 점에서 민주당 좌파 그룹의 지지를 받은 덕이다. 공화당과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은 첫 당면 과제인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협상이 수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게 하는 대목이다. 부양책 협상은 여야간 갈등 탓에 최근 몇 달간 지루한 협상만 반복해 왔다.

정치 지형상 ‘어부지리 입각’은 약점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그의 입각 자체가 정치공학의 산물이라는 점에서다. 옐런 전 의장은 민주당 내 중도 진영이 밀었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좌파 진영이 밀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정치적인 이유로 낙마하면서, 사실상 어부리지 격으로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관측이 많다.

다시 말해 두 진영 모두에게 ‘1순위’로 여겨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당내 정치적인 기반이 전무한 만큼 정책 동력상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학계와 중앙은행에서 커리어를 쌓은 그가 정권과 호흡을 맞춰 행정부 업무를 강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그가 무색무취한 캐릭터라는 평가가 있다.

한편 옐런 전 의장과 경합한 브레이너드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이 유력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2월까지다. 그 자리를 브레이너드 이사가 채운다는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 내 유일한 민주당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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