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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새 혐의…‘양승태 문건’으로 조국 재판부 성향 뒷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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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청 하명수사 담당 판사

세평·가족관계·취미 등 보고 받고

양승태 사법부에서 사용한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로 성향 조사

반부패부에 전달 지시 혐의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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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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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하겠다며 든 비위 혐의는 크게 다섯가지다. 언론사 사주와의 회동, 검·언 유착 의혹 감찰 방해 등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재판부 사찰 의혹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내용이다.

추 장관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지난 2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 재판을 맡고 있는 판사의 △주요 정치적 사건 판결 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을 조사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두 사건 모두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가 심리 중이다.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막역한 송철호 변호사의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상대 후보 수사를 하명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여권 핵심인사들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는 사건들이다.

예전 범죄정보기획관실이었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이 사건들을 심리하는 판사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보고하자 윤 총장이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할 수 없는 판사들의 개인정보 및 성향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법무부 조사 결과다.

‘물의 야기 법관’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대법원’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해 인사 불이익을 주는 근거로 활용한 내부 문건이다. 한 현직 판사는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는 양승태 사법부에서 판사들을 탄압한 대표적인 물증인데, 사법농단을 수사했던 검찰이 특정 사건을 맡고 있는 판사가 ‘물의 야기 법관’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했다는 건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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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과 언론사 사주의 부적절한 회동은 첫번째 비위 혐의로 소개됐다. “2018년 11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서울 종로구 소재의 주점에서 사건 관계자인 <제이티비시>(JTBC)의 실질 사주 홍석현을 만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교류를 하여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윤 총장과 보수언론 사주와의 회동은 1년여 전인 지난해 9월 언론사 칼럼을 통해 처음 알려지고 올해 7~8월 구체적인 회동 정황이 보도됐으며 지난달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여권 의원들의 질의로 공식화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과 만났다는 의혹이었고 이에 윤 총장은 회동 여부에 즉답을 피해 이 사안은 법무부 감찰관실의 대면 감찰조사 명분이 되기도 했다.

이날 직무배제 결정에서 추 장관은 방 회장이 아닌 홍 전 회장과의 회동을 문제 삼았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5월 제이티비시의 ‘태블릿 피시 보도가 조작’이라고 주장한 변희재씨를 제이티비시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변씨 재판 1심이 진행 중이고 검찰의 구형을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이 사건의 피해자인 홍석현 제이티비시 전 회장을 만난 건 부적절한 회동이었다는 게 법무부의 결론이다.

이 밖에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방해, 한명숙 전 총리 수사검사에 대한 감찰 방해도 직무배제 사유로 꼽혔다. 지난 4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감찰 개시 보고를 하자 윤 총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대검 감찰부장에게 감찰을 중단”시켰고 이는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범위를 벗어난 경우가 아니면 감찰 개시를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는 대검찰청 감찰본부 운영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추 장관은 한 검사장 감찰 문제를 놓고 윤 총장이 한 감찰부장과의 갈등을 언론에 유출한 것도 문제 삼았다. “대검 감찰부장이 구두보고도 없이 한동훈에 대해 감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문자 통보했다”는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것이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는 게 추 장관의 판단이다.

한명숙 전 총리 수사 과정 감찰 지시를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한 것도 검찰총장의 권한 남용이라고 추 장관은 지적했다. “검찰총장이 내 명을 잘라먹었다”고 추 장관이 표현했던 그 사건이다.

윤 총장이 법무부 감찰관실의 대면 감찰조사를 거부한 것도 직무배제 사유로 추가됐다. 추 장관은 마지막으로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며 윤 총장의 정치적 행보도 징계 사유로 꼽았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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