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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오바마 군단의 귀환'… 바이든, 옛 동료들 안보라인 대거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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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백악관 참모 6명 인선
국무장관에 대북강경파 블링컨
경험·의회 통과 감안하면서도
여성·이민자 등 다양성 중시


파이낸셜뉴스

정권 인수를 서두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대거 영입하며 정책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바이든은 경험과 의회 인준 통과를 감안한 안정적인 인선을 지향하면서도 최초의 '여성 정보 수장', '이민자 장관' 같은 이색적인 배치를 선보였다. 바이든의 정권 인수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국무부 장관 후보 등 6명의 내각 인선을 공개했다. 6명 모두 오바마 정부에서 공직을 맡았던 인물들이다.

경험 있고 무난한 인물 골라


이날 발표에서 국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바이든이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2002년에 의회에 입성해 하원 외교위 전문위원과 바이든의 보좌관을 지냈고, 2009년 오바마 정부 1기 당시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다. 그는 오바마 정부 2기에 대통령실로 이동해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올랐으며 이란 핵협상과 이라크 및 시리아 군사 개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블링컨은 2014년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됐고 대북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블링컨과 합을 맞출 백악관 국가안보봐좌관 자리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명됐다.

설리번은 바이든의 상원 외교위원장 재임 당시 외교위 총괄국장이었으며 2013년에 부통령 안보보좌관으로 바이든을 보좌했다. 2인방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캠프의 '미국 제일주의' 폐기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 회복이라는 외교 전략을 구상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 특사 자리에는 존 캐리 전 국무부 장관이 지명됐고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 새 정부의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명됐다.

국토안보부 장관 자리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는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차관보가 꼽혔다. 이날 미 언론들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언급하며 아직 공식 지명 발표는 없지만 옐런이 차기 정부의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된다고 예상했다.

첫 여성 정보 수장·이민자 장관 탄생


이번 인선에는 안전지향적인 의도에도 불구하고 '최초' 수식어가 붙는 각료들이 여럿 등장했다. 헤인스의 경우 DNI의 첫 여성 수장이며 DNI는 CIA를 비롯해 미 17개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헤인스는 오바마 정부에서 2015∼2017년 국가안보 수석부보좌관을 지냈고 2013∼2015년에는 CIA의 부국장을 지냈다. 헤인스는 두 직책에서 모두 여성최초라는 기록을 남겼다.

마요르카스의 경우 라틴계 이민자 출신 첫 국토안보부 장관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는 쿠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도망쳤다. 그는 2014년 재임 당시 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들을 위한 수용 시설을 확대했으며 오바마 정부의 친(親) 이민자 정책에 앞장섰다. 아울러 유엔대사에 지명된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는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이다. 그는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까지 지내고 2017년 물러났다. 그는 바이든 인수위에서 국무부를 담당하는 기관검토팀 팀장을 맡았으며 새 정부에서 장관급의 유엔대사로 임명될 전망이다. 아직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차기 국방부 장관 후보로 추정되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이 실제로 인준을 통과할 경우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이 된다.

미 언론들은 이번 인선에서 공화당이 거부할만한 인사가 빠졌다고 분석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유력한 국무부 장관 후보였으나 2012년 리비아 미 영사관 피습 사건 이후 공화당의 기피 인물 1순위로 떠올랐다. 올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주) 역시 급진 좌파로서 공화당이 절대 인준하지 않을 인물로 꼽힌다. 공화당은 올해 선거에서 상원의 50석을 확보했으며 민주당은 48석을 얻었다. 상원 다수당은 내년 1월 5일 조지아주에서 결선 투표가 열리는 2석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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