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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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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른 GM "트럼프 지지철회"…바이든 줄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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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 배라 GM CEO, 환경단체들에 서한

"트럼프의 캘리포니아주 연비 규제 무효화 지지 철회"

트럼프에 가장 먼저 줄섰던 GM, 가장 먼저 등돌려

다른 車기업들에게도 "우리를 따르라" 촉구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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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대 기업 우군이었던 미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재빨리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로 돌아섰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가까워질수록 다른 기업들도 GM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와 기업 간 정책 공조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매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 주요 환경단체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연비 규제 무효화 소송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캘리포니아주의 자동차 연비 규제 권한을 박탈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역시 연방정부가 제정한 법률에 따라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는 강하게 반발하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주, 메사추세츠주, 네바다주 등 22개 다른 주정부와 환경단체 등도 함께 소송을 제기하며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연비 규제와 관련한 연방법률이 제정되기 이전인 1960년대부터 ‘청정대기법’을 근거로 차량 배출가스 기준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후 10여개 다른 주들이 캘리포니아 기준을 따라 채택했고, 캘리포니아주의 배출가스 기준은 사실상 전국적인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완성차업체들이 주마다 다른 규정을 맞추기 위해 차를 각기 다르게 설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GM과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주의 권한을 무효화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GM은 4년 전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 마련한 강력한 연비 규제를 완화해달라며 가장 먼저 요구했던 기업이다. 배라 CEO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주에 백악관을 방문해 배출가스 기준 완화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날 돌연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선뜻 나선 것이다. 이는 미 연방총무청(GSA)이 이날 정권이양을 승인, 사실상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선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바이든 당선인에게 줄을 서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전기차로의 전환을 지지하며 업계의 단합을 요청한 바 있다.

배라 CEO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보호청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매리 니콜스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위원장과 통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나아가 그는 서한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캘리포니아주, GM의 전기화 목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에 GM의 뒤를 따르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지지했던 다른 자동차 업체들 역시 GM과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인지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충격에서 벗어나 미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요타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해 현 상황을 평가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는 50개주에 동등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일관적인 (연방정부의) 연비 기준 목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백악관은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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