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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전두환 동상 철거하거나 허리 숙여 국민께 사죄하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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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이 24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남대 안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 처리 방안을 제안하고, 전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해 지난 22일 구속된 황아무개(50)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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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휴양지로 쓰이다가 개방된 청남대 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철거를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이 동상 처리 해법을 제안했다. 또 전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해 구속된 황아무개(50)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기념재단 등 민주화 운동 관련 전국 단체 20곳이 꾸린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24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노 전 대통령 동상철거 원칙과 9가지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전두환은 5·18 때 시민 수백명을 학살하고, 수천억 원을 부정 축재한 범법자다”며 “양심 있고, 제정신 있는 자라면 학살자의 동상을 세우고 관광 자원화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 동상을 당장 철거하라”고 밝혔다.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학살 반란 △탄핵 △금고 이상 처벌 △망명 △국적 상실 등 동상철거 관련 원칙을 발표했다. 또 전국 5·18 관련 단체, 시민단체, 시민 등이 제안한 전·노 전 대통령 동상 처리 방안 9가지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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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호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이 24일 충북도청 앞에서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이 제시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처리 제안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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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제거와 죄목을 담은 표지석 설치가 1안이다. 동상을 좌대 위에 눕히고 5·18 학살 관련 사진과 5·17 쿠데타 내란, 5·18 학살, 12·12군사 반란, 불법 정치자금 수뢰 등 죄명을 담은 표지석 설치가 2안으로 제시됐다. 무릎 꿇은 동상과 죄명을 담은 표지석 설치안도 제안했다. 또 기존 동상을 15도 이상 앞으로 기울여 국민에게 사죄의 인사를 형태로 다시 설치하는 안도 제시됐다. 정지성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범법자로 대통령 전관예우가 사라진 전·노씨 동상은 깔끔하게 제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철거가 어렵다면 이들의 죄명을 담은 표지석을 세우고, 국민께 사죄하는 형태로 설치하는 게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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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안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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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청남대안 전·노 전 대통령 동상철거를 위한 전국 단위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동상철거를 약속했던 충북도는 약속을 뭉개고 7개월 동안 보수 단체 등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충북도가 동상을 철거하지도, 제안한 동상 처리 방안을 수용하지도 않는다면 12월부터 직접 동상철거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광주를 비롯해 전국의 5·18 관련 단체와 함께 동상철거에 나서고, 청남대 관람 거부 국민운동도 시작할 계획이다. 국회·청와대 등에서 충북도 규탄 대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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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황아무개(50)씨가 훼손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청남대 관리사업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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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이 24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남대 안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 처리 방안을 제안하고, 전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해 지난 22일 구속된 황아무개(50)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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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지난 19일 오전 청남대 안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목 부위를 쇠톱으로 절반 이상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황씨의 석방도 촉구했다. 이들은 “역사 정의를 위해 학살 반란의 주범인 전두환 동상을 제거하려 한 황씨의 행위는 무죄”라며, “학살 반란자, 부정축재자의 동상을 세운 충북도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설호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이시종 지사께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동상 처리 방안을 협의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1983년 청주시 문의면 대청호변 182만5647㎡에 조성돼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366박 472일 동안 활용한 대통령 휴양지이며, 지난 2003년 4월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개방됐다.

청남대 관리권을 받은 충북도는 지난 2015년 6월 109억원을 들여 이승만~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 10명의 동상·기록화 등을 설치하고, 대통령 기록관을 조성했다. 하지만 전두환·노태우·이명박 전 대통령 등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전직 대통령예우에 관한 법률’이 정한 예우 자격이 박탈된 대통령의 동상 등 철거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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