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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대기업 갑질 신고해도, 보상도 보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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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오픈 3년 만에 올 연말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대구 칠성점 전경.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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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입증해 과징금을 이끌어낸 중소기업 대표가 "돌아오는 건 보호 없는 소송전 뿐"이라고 절규했다. 그는 24일 호소문을 발표하며 "공익제보 이후 어떠한 보상도, 피해구제 금융도 받지 못한 채 생사기로에 서 있다"며 "불공정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연매출 680억원 中企, 대기업과 싸우다 법정관리
중소 육가공업체 신화는 지난해 11월 롯데마트의 불공정 행위를 입증해, 408억원의 과징금을 이끌어 냈다.

지난 2012년부터 롯데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한 신화는 롯데마트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신화의 윤형철 대표는 "마트 측으로부터 자체 할인행사를 위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삼겹살 납품을 강요 받고, 납품단가 후려치기, 물류비, 인건비, 판촉비, 세절비, 컨설팅비 전가 등의 피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5년 간 분쟁을 이어간 끝에, 지난해 11월 공정위가 롯데마트에 사상 최대 금액인 408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윤 대표가 입증한 마트 측의 불공정 행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연 매출 680억원까지 올라가던 업체는 매출이 곤두박질 치며 지난 2016년부터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기업에 대한 보상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표는 "과징금은 국가에 기여한 공익신고 업체 피해보상을 위해서나 아니면 이런 갑질 피해기업 구제를 위해 쓰여지지 않고 세수로 사용된다"며 "공정위의 과징금 징수 금액 사용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신화 윤형철 대표. 뉴스타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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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신고기업 지원 강화돼야"
공익 신고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기준도 완화돼야 한다는 게 윤 대표의 주장이다.

회사는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지만,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자금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회생기업 자금대여도 1점이 부족해 받지 못했다. 벤처기업 인증이 5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표는 "대기업 법무팀과 대형로펌에 대응해 공정위 결과를 내는 데 5년이 지났고, 408억원의 과징금을 국고로 귀속시킨 공익신고 기업임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공적을 인정해 준다면 자금대여 자격은 충분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익신고기업이라는 영예도 결국 상처뿐인 영광"이라며 "과징금이 피해기업의 피해 보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현행 규정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경청 관계자는 "국내법에서는 상생협력법,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과징금, 형사고발 등 제재가 있으나 실질적 피해구제 관련 제도가 미흡하다"며 "중소기업이 금전적 피해구제를 받으려면 손해 배상청구 소송을 이어가야 하지만, 입증책임, 소송 장기화 및 비용부담 등으로 인해 실질적 구제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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