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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외부 스핀없이도 나노자석 방향 제어…차세대 메모리소자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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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ST, 전력 소모, 생산 수율 등의 최적화 문제 해결에 큰 기여

헤럴드경제

기존 외부 스핀 주입방식과 자가생성 스핀 방식 비교.[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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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외부의 스핀 주입 없이도 나노 자석 스스로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는 나노자석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스핀융합연구단 김경환 박사팀이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 메모리 소자에 관한 새로운 원리를 제시, 기존 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메모리 소자들은 RAM과 같이 빠르게 정보를 읽고 쓸 수 있는 휘발성 메모리와 하드디스크처럼 전력을 차단해도 정보가 유지되지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나뉜다. 최근 관련 학계 및 업계에서는 이들의 장점을 결합하여 빠른 속도를 가지면서 전력을 차단해도 정보가 유지되는 차세대 메모리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스핀 메모리 소자는 아주 작은 나노 자석의 N극과 S극의 방향으로 0과 1의 정보를 저장하는 소자이다. 전력이 차단되어도 N극과 S극의 방향은 유지되기 때문에 이미 하드디스크 등에서도 널리 응용되고 있다. 이 나노 자석의 N극과 S극의 방향을 따라서 얼마나 빠르고 쉽게 제어할 수 있는지가 차세대 스핀 메모리의 상용화 여부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은 외부에서 스핀을 주입해 나노 자석의 N극과 S극의 방향을 제어해왔다. 여기서 스핀이란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자석의 기본 단위로, 같은 N극과 S극의 방향을 갖는 무수히 많은 스핀이 한데 모여 하나의 자석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외부에서 나노 자석에 많은 스핀을 주입하면 나노 자석의 N극과 S극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외부의 스핀을 생성하고, 주입하는 효율이 좋지 않아 전력의 소모가 커 상용화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었다.

최근 나노 자석에 전류를 걸면 나노 자석 내부에 스핀이 형성된다는 것은 알려진 바 있으나, 이렇게 형성된 스핀의 거동을 분석하는 이론이 정립되지 않아 이들이 어떤 물리적 결과를 가져오는지 연구된 바는 없었다.

연구팀은 자성체 내의 스핀 전도 현상을 기술하는 스핀 확산 방정식을 개발해 이론 체계를 확립하였다. 그 결과, 전류에 의해 형성된 스핀이 외부로 발산될 때 외부에서 주입해주던 스핀과 부호만 반대이고 나머지는 같은 효과를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외부의 스핀 주입이 없이도 나노 자석 스스로 N극과 S극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으며, 기존 스핀 소자보다 최대 60%가량 전력 소모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규명했다. 또한 기존의 외부 스핀을 주입하기 위한 구조물이 필요 없게 되어 간단한 구조로 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김경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자성체 내에서의 스핀 전도 현상에 대한 학술적인 기초를 제공하였을 뿐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차세대 스핀 소자 구현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력 소모, 생산 수율 등의 최적화 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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