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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진중권 "조국 거절한 양복, 나도 받아… 뇌물 취급하다니 치졸함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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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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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표창장 위조 의혹 등에 얽힌 최성해 전 동양대 교수로부터 과거 ‘사이다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인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사람 호의를 그렇게 왜곡하면 안 된다”며 “별 시비를 다 건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전 장관이 거절한) 그 재단사는 내게도 왔었다”며 “근데 보낸 주체가 총장이 아닌 작고하신 이사장”이라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이사장 눈에) 교수란 놈이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니는 게 맘에 안 드셨던 모양인지 ‘진 교수, 이사장님이 양복 하나 맞춰드리래’라고 했다”며 “그게 점잖으신 분의 교수 복장 불량을 지적하는 방식이고, 이분이 바로 김두관씨의 은사”라고 했다.

그는 “평소에 양복 입는 거 싫어해 한 번도 안 입었다가 그분 장례식 때 딱 한 번 입었다”며 “그 양복, 개나 소나 다 받은 것이다. 사람의 호의를 그렇게 왜곡하면 안 된다. 자기 변명하느라 아들에게 준 사이다까지 뇌물 취급을 하니 치졸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주장한 ‘사이다 청탁’에 관해 지난 22일 최 전 총장과의 통화 내용도 밝혔다. 그는 “(최 전 총장이) 전에 만나 식사를 하는데 그 애(조 전 장관의 아들)가 지역의 천연탄산음료 맛을 보더니 맛있다며 ‘왜 이런 걸 서울에서 안 팔지’ 하길래 한 박스 구해 차에 싣고 다니다 서울에서 정 교수 만난 김에 아들 주라고 넘겨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 후 그 애한테 맛있게 잘 마시고 있다고 전화까지 왔었고 ‘한 박스 더 줄까?’라고 했더니 사양했다더라”며 “실제론 안 마시고 인사치레로 한 말인가보다. 이게 ‘사이다 뇌물(?) 미수 사건’의 전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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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은 앞서 지난 22일 자신이 2017년 민정수석비서관이 된 후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양복, 사이다 등의 이례적인 호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사이다 상자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전 총장이 내 아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보내준 음료”라며 “잊고 있다가 창고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았다. 당시 최 전 총장이 나를 위해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하자 이 음료가 배달됐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가액상 김영란법 위반은 아니지만 입도 대지 않았다”며 “이후 2018년 동양대가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될 위기에 처하자 고위보직교수가 서울 방배역까지 올라와 정경심 교수를 만나 부탁했고,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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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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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내가 민정수석비서관 취임 이전까지 최 전 총장은 나의 가족에게 이례적인 호의를 베풀어 항상 마음에 부담됐다”며 “그런데 거절이 있은 후 태도가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최 전 총장님, 제가 모욕감을 드렸냐”고 물으며 “그래서 작년 최 전 총장께서 장기간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교회언론회’ 명의로 조국 사퇴 성명서를 내고, 나와의 통화를 왜곡해 여러 언론에 공개하고, 정 교수의 항의 문자를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공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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