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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카페는 안되고 일반음식점은 된다…거리두기 차등 규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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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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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카페의 경우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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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24일부터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게 된 카페 업주들이 일반음식점과의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나섰다. 똑같이 마스크를 벗고 먹어야 하는 일반음식점의 경우 카페와 달리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페 업주들 사이에선 정부가 유독 카페에만 엄격한 방역지침을 적용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식당도 마스크 벗고 먹는데 왜 카페만?"..."뷰 맛집인데 어쩌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카페 매장 내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청원자는 입지상 포장이나 배달이 잘 안되는 가게들이 많고 갑자기 배달을 시작하기도 어려워 정책 개편이나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원자는 일반음식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똑같이 마스크 벗고 앉아있는데 (매장 내 영업이)식당은 되고 카페는 안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자영업자들이 주로 가입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카페와 일반음식점 간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글들이 대거 올라왔다.

한 카페 업주는 "일반음식점에서도 카페와 똑같이 사람들이 모여서 마스크 벗고 얘기하며 밥먹는데 어떻게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면서 "왜 카페만 매장을 닫으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베이커리 카페 업주도 "지난번과 다르게 평수에 관계없이 무조건 매장 내 영업을 금지시키는 것은 무책임한 것 같다"며 "다른 위험시설인 실내체육시설이나 PC방, 스터디카페 등은 이번에 오후 9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도록 바꼈는데 왜 카페만 더 심해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매장 내 영업이 금지되자 차라리 문을 닫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카페 업주는 "포장이나 배달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면서 "매장에서 멋진 풍경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주 고객인데 매장 내 영업이 불가하면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태원에서 7년째 카페를 운영중인 한 업주도 "커피를 배달하는 카페가 전국에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동안 안하다가 이제와서 배달서비스를 준비해 시작할 수도 없고 당분간 그냥 문닫고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 업종별 특성 고려한 조치



이같은 형평성 논란에 정부는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카페와 음식점은 영업방식상 다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식당이라는 업종은 필수적으로 식사를 해야하는 곳"이라면서 "포장·배달만 허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삶에서 먹는 부분은 필수적인 부분이라 최소한의 영업 시간을 허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카페에서 파는 음료의 경우 매장 내에서 마시는 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식사같은 경우 노인분들도 와서 드셔야 하는데 이런 분들에게 포장해서 집에 가서 드시라고 할 순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 "카페 매장 필수적이지 않아"…"대화 지속성도 고려해야"



감염병 전문가들도 카페와 일반음식점에 적용되는 방역지침이 다른 요인으로 매장 이용이 필수적인지 여부와 대화 지속성을 꼽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카페의 경우 음료를 꼭 가게 안에서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식당의 경우 모두가 음식을 포장해 밖에 나가서 먹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식당의 경우 밥을 먹고 바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카페는 오랜 시간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게 보통"이라면서 "오래 앉아 대화하는 사람들이 많은 카페 매장의 감염 위험성이 더 높아 보이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이론적으로만 놓고 본다면 카페든 일반음식점이든 모두 매장 내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이 감염병 확산 방지에 가장 좋다"면서도 "그렇게 한다면 생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어 경제적인 부분과 타협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카페의 경우 테이크 아웃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돼 있지만 식사는 식당 안에서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일반음식점도 밤에 술장사를 하지 못하면 아무래도 매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씩 피해를 나눠서 감내하도록 하는 게 정부의 전략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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