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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ML 꿈’ 향해 달리는 김하성 “후회 없이 도전하렵니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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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네, 이번에 도전합니다.”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은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오랜 휴식을 마친 김하성은 다시 몸 만들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냐고 물으니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메이저리그는 김하성의 오랜 꿈이었다. 실현 가능성은 높다. 이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23일 오후 MK스포츠와 전화가 닿은 김하성은 분주했다. “지난주 금요일(20일)부터 다시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잘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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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김하성이 빅리그를 향해 힘찬 도전에 나선다. 사진=김영구 기자


지난 2일 LG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의 패배로 김하성의 2020시즌도 막이 내렸다. 그는 보름 남짓 푹 쉬었다.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주로 만나서 취미 활동도 하면서 쉬었습니다.”

잘 쉰만큼 목소리에는 힘이 넘친다. 김하성에게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지난 2019시즌이 끝난 뒤 미국 진출에 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변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준비 중이다. 자세한 건 구단과 에이전트(에이스팩)에서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까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뛴 김하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할 수 있다. 데뷔 시즌(2014년) 1군 등록일이 부족하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대회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뽑혀 1군 등록일수 60일 혜택을 받아 채웠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 현지에서는 김하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MLB.com에서는 FA(프리에이전트) 상위 30명의 선수 명단을 공개하면서 김하성을 10위에 올랐다. 유격수를 급하게 구하는 팀들에게 매력적인 카드라는 소식이 미국 현지에서 들려온다.

올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533타수 163안타)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한 김하성이다. 111득점에 23도루도 성공했다. 5툴 플레이어의 전형이다. 자신의 커리어 첫 30홈런도 때렸다.

책임감이 만든 결과였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는 말을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됐고. 뱉은 말에 책임을 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제가 잘하면 팀은 더 좋은 성적을 날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역시 김하성도 올 시즌 30홈런을 때린 건 뿌듯하게 생각했다. 김하성은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이 아무래도 의미있었던 것 같다. 특히 30홈런은 처음 쳐봤다. 항상 홈런은 20개 언저리밖에 못 쳤는데. 30개를 치면서 내 나름대로 ‘한 단계 성장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도 잘 알고 있었다. 김하성은 “쉬는 동안에 기사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면서도 “감사하면서도 실감은 나지 않는다. 딱히 명확한 얘기가 없어서 (포스팅을) 해봐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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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 집중하고 있는 김하성. 사진=김재현 기자


김하성은 그냥 하던대로 몸을 만들 계획이다. 들뜨지도 않을 생각이다. 그는 “그냥 준비한 만큼 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항상 웨이트트레이닝 등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런 것에 집중해야 된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더 하고 있다. 어떤 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런 건) 기사로 나오지만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그래서 제가 할 거, 해야 할 것을 열심히 하자. 지금은 (그런)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음가짐은 고교에서 프로에 지명될 때와 비슷하다. 김하성은 “내가 (아마추어에서 한국) 프로야구에 왔던 것과 (지금 제가 MLB에 가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형들의 해외 진출을 보면서 꿈을 키워왔다. 국제대회 나가면, 물론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안 나오지만 그래도 유망주라는 선수들과 야구를 같이 해보면서 ‘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꿈이었던 빅리그가 (좀 더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왔다. 그래서 미국에 가고 싶다는 말도 했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다. 좋은 도전을 할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이루면서 발전해 온 김하성이다. 메이저리그 도전도 같은 방식이라는 얘기다.

슬슬 몸을 만들기 시작한 김하성은 이제 본격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김하성은 “웨이트, 펌핑하고 오늘부터 제대로 시작했다. 12월 들어서면 (근육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방망이도 잡고 기술 훈련도 할 생각이다. 평소보다 준비를 빨리해야 한다고 해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작년에도 프리미어12 출전도 있고 해서 12월 넘어서 시작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목표를 향해 이제 가속도를 붙일 생각이다. 조심스럽지만 자신감은 충만하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자신감은 항상 잃지 않았다. 잘하든 못하든 결과는 제가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과를 받아들일 때 제가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제가 쉽게 무너질 것 같진 않다.”

25일 이후 김하성 측과 키움은 포스팅을 할 계획이다. 김하성은 몸 만들기에 집중하다. “불안감도 있죠. 코로나19로 (미국 구단들이 재정적으로) 상황이 안 좋잖아요. 그런 게 없었으면 좀 더 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저도 사람이니까 불안감도 있다. 그래도 저는 몸 만드는데 좀 더 집중하는 시기다. 후회 없이 도전한다.” 빅리그를 향해 김하성이 달릴 채비를 마쳤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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