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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더니 성격 바뀐 남편…툭하면 화를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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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황국상 기자] [편집자주] 동학개미는 2020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신조어 중 하나다. 한때 폭락했던 주식시장의 V자 반등을 이뤄낸 일등 공신이 바로 이들이다.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주식 얘기를 꺼낼 정도로 쉬운 주제가 됐다. 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다. 주식이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누군가는 삶의 여유를 뺏긴다. 충분한 준비 없이 달려든 이들은 본인과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진다. 동학개미의 해 원년인 2020년을 한 달 남겨두고 주식투자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봤다.

[동학개미 원년의 그림자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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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남편이 주식 투자에 지나치게 빠져 고민이다. 돈을 공격적으로 한 번에 넣는 경우가 많고, 레버리지 상품(기초자산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투자 금액과 전략 등 원칙을 정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투자하다가 결국 큰 손실을 봤다.

단순히 돈만 잃은 게 아니다. 남편은 주식시장이 열리는 시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기 일쑤다. 주식을 시작한 이후 성격도 변했다.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크게 화를 낸다. 큰돈을 잃어도 그때뿐이다.

지금도 투자할 만한 새로운 종목을 찾고 있다. 이제는 정도가 지나쳐 말리려고 해도 폭력적 성향까지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5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들어온 상담을 재구성한 글이다. 단순히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과도한 욕심에 빠져 주식을 건전한 투자가 아닌 도박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이들은 '도파민형 인간'에 속한다. 주식 투자를 통해 한번 수익을 볼 경우 쾌락을 유도하는 도파민이 급격하게 분출되는데 이 경험을 잊지 못해 통제력을 잃고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처음에 100만원 정도 돈을 벌면 그 이후에는 더 큰 돈을 따야 기분이 좋아지는 식이다. 소위 '단타'를 하거나 한 번에 더 큰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종목을 찾아 나서는 이유다.

구로 연세봄 정신과 박종석 원장은 "흔히 말하는 도파민형 인간은 위험과 스릴을 좋아하고 과감한 투자를 원하는데 뇌의 쾌감중추와 보상기전이 일반 사람보다 더 활성화돼 있다"며 "자극이 없으면 무기력감을 느끼면서 더 새롭고 위험한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을 찾게 된다"고 밝혔다.

물론 이들도 처음부터 막무가내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변의 추천, 주가 상승에 대한 믿음 등을 기반으로 조금씩 투자 금액을 늘려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수렁에 빠진다.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드는 것도 한순간이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행위 자체가 무조건 나쁘지는 않지만 자신의 능력을 벗어날 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박 원장은 "처음부터 몇억원씩 주식투자를 하거나 신용대출, 레버리지 상품에 손을 대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며 "초심자의 행운으로 이익을 얻은 뒤 더 큰 돈을 넣다가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는 결국 도박 중독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식 투자로 발생한 손실을 다시 성급히 만회하려는 심리 역시 투자자들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요소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무리한 주식도박으로 부채가 발생하면 점점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면서 올바른 분별을 하기 어렵고 비합리적 신념에 이끌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투자를 반복하다 보면 중독으로 빠져들어 스스로 멈추고 싶어도 조절할 수 없는 악순환을 겪는다"고 밝혔다.


대출 갚을 돈으로 투자? 동그라미 11개 그린 당신, '주식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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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얼마나 주식에 중독됐을까. 주식은 투자의 영역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가 과도하면 도박과 마찬가지로 그 폐해가 심각하다. 정신 상태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투자에 집착할 경우 일종의 공황장애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머니투데이는 구로 연세봄 정신과 박종석 원장과 함께 자신의 주식 중독 여부를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박 원장은 "금단증상, 강박적 집착, 반복성 등이 나타날 경우 중독에 해당한다"며 "당사자의 대인관계와 사회·직업적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에 앞서 본인의 투자 성향을 진단하는 것은 필수다. 자신이 공격적이고 위험을 추구하는지, 안정적이고 위험을 회피하는지 등 성향에 맞는 투자법, 종목을 골라 중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본인이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느낄 경우에는 전문가를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박 원장은 "운동 등 다른 취미활동에 집중하면서 인내심을 기르고 전문가에게 재무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전략을 세워 한 달에 1~2차례만 매매를 하고 주식 앱을 삭제한 뒤 최대한 주식 스를 멀리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박 원장이 제시한 주식 중독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다. 11개 이상은 심각, 8~10개는 높음, 4~7개는 중간, 3개 이하는 낮음 수준이다.

만약 본인이 11개 문항 이상에 해당할 경우 '주식 중독'에 해당한다. 가까운 정신과나 전문 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8개 이상 역시 투자 습관에 문제가 있어 주위 사람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3개 이하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1. 주식 투자 때문에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 태도를 지적받은 적 있다.

2. 주식을 이유로 가족과 다투거나 큰 소리를 지른 적 있다.

3. 주식 투자를 하면서 변명이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4. 손실 금액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5. 주식 투자 목적으로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빌린 적 있다.

6. 선물·옵션이나 레버리지(기초자산의 수익률을 2배 이상으로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7. 학비, 생활비, 대출상환금 등 꼭 필요한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8. 단타 매매를 주로 하고 변동성이 높은 고위험 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9. 급등주 검색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상한가 따라잡기(일명 상따)를 해본 적 있다.

10. 신용 또는 미수 거래를 해본 적 있다.

11. 주식 투자를 시작한 후 불면증이나 불안 증세가 생겼다.

12. 업무 시간에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주식 창을 확인한다.

13. MTS 또는 HTS를 지운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설치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

14. 월요일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불안해 주말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지라시에 혹해 묻지마 투자…개미지옥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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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글 못 읽는 사람들이 이리 많을 줄은 몰랐다. 안 팔고 버틴 당신들, 대단합니다. 덕분에 돈벌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 쌍용양회우(쌍용양회 우선주) 종목게시판에 올라온 한 글이다. 주당 9300원씩에 강제 유상소각에 들어간다는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쌍용양회우에 대한 매수세가 몰려들며 주가가 한 때 8만6100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비꼬는 멘트다.

쌍용양회는 지난달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우선주 유상소각 방식의 감자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주당 9300원씩 주주에게 돌려준 후 우선주 전부를 상장폐지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쌍용양회 최대주주 한앤컴퍼니는 지난 6월 장내매수를 통해 우선주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었던 터였다.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지부율 요건은 95%이지만 이와 별도로 종류주(우선주 등) 주주총회를 통해 상장폐지 의결이 가능하다는 점은 그간 수차 공시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같은 경고는 무시됐다. "자발적 상장폐지가 가능한 지분율 95%를 채우려면 한앤코가 웃돈을 주고서라도 우선주를 사들여야 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녔다. 우선주 상장폐지 안건이 통과된 이후인 지난달 16일에 쌍용양회우는 장중 8만61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1일부터 쌍용양회우는 거래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한앤코의 장중 우선주 매입도 이날로 종료됐다. 이날 종가 기준 쌍용양회우의 주가는 2만5300원. 마지막 날 이 주식을 2만5300원에 샀던 이들은 63%의 손실이 확정된다. 그나마 이 경우는 낫다. 지난달 16일 장중 고점(8만6100원)에 샀다가 지금껏 들고 있는 주주는 90% 가량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됐다.

개인 투자자들의 급증은 올해 코로나19(COVID-19) 쇼크를 딛고 국내 증시가 역대 최고점 기록을 갈아치우게 하는 원동력이 됐지만 준비되지 않은 이들의 피해도 속출하기도 했다. 특히 비이성적인 '묻지마 투자'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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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코스피가 장중 2600을 돌파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602를 뛰어넘으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코스피가 장중 2600을 넘은 것은 지난 2018년 1월 29일 2607.10을 기록한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코스피의 역대 최고치는 장중 기준, 지난 2018년 1월 29일 2607.10이고 종가 기준으로는 같은 날 2598.19다. 이날 2600선 위에서 장을 마치게 될 경우 코스피는 역대 최고가를 다시 쓰게 된다. 2020.11.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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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가 상장했다가 주가가 폭락했을 당시에는 "빅히트 주식을 어떻게 환불해야 하느냐"는 인터넷 게시글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우선주 가격이 불과 몇 달만에 수십배 뛰어오르는 모습도 올해 시장에 이슈가 됐었다. 앞서 국제원유 가격이 급등락했을 때는 원유 ETN(상장지수상품) 등의 가격이 국제유가와 극심한 괴리를 보였음에도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비합리적 매매 행태는 올해에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과거에도 선거철이면 유력 후보들의 이름을 딴 각종 테마주들이 난립하고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다가 사라지는 모습이 잇따랐다. 다만 올해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빈도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 발달로 비대면으로 계좌를 손쉽게 개설할 수 있게 된 데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해 누구나 돈만 있으면 주식, 채권, 금, 해외주식 등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며 "반면 투자상식 수준을 높이기 위한 채널은 극히 부족하다보니 준비되지 않은 이들이 투자 리스크게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투자업에 대한 신뢰부족이 각종 비공식 정보에 대한 욕구를 키우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며 "금융지식을 높이기 위한 업계와 당국, 투자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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