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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마다 호가창 보는 박과장…'서학개미' 김대리는 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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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강민수 기자] [편집자주] '동학개미'는 2020년 증시를 대표하는 신조어다. 한때 폭락했던 주식시장의 V자 반등을 이뤄낸 일등 공신이 바로 이들이다. 주식은 생활의 일부이자 삶의 주제가 됐다.

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다. 주식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지만 누군가는 삶의 여유를 뺏긴다. 충분한 준비 없이 달려든 이들은 본인과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진다. 동학개미의 해 원년인 2020년을 한 달 남겨두고 주식투자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봤다.

[동학개미 원년의 그림자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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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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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동학개미'의 해다. 코로나19로 폭락한 주식시장을 개인투자자가 떠받치며 V자 반등을 이끌었다. 공매도, 대주주 요건, 주식 양도세 등 정책적 성과도 이뤄냈다. 주식은 일상적 대화 주제가 됐다.

하지만 밝은 만큼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개인투자자가 늘자 의도치 않은 결과도 적잖게 생겼다. 가벼운 마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지만 어느새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렇다.

한시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자신이 산 종목의 주가를 확인하느라 정작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 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이제 밤잠도 설친다.

카카오TV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에서 주식 창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가수 딘딘(29)의 모습이 더이상 남 얘기는 아니다. 주식 투자가 우리 삶까지 흔든다.

더 심하면 중독으로 이어진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주식 관련 전화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증가했다. 코로나19 쇼크로 증시가 바닥에 닿았던 3월부터 특히 상담이 늘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대박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누군가는 손실을 만회하느라 몸과 정신을 바친다. 그렇게 주식에 몸을 던지고 일상생활을 잃었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도 피해자가 됐다.

준비 없이 뛰어든 이들이 더 그렇다. 상장폐지를 앞둔 쌍용양회 우선주에 묻지마 투자한 개미들은 30억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변동성이 극심한 정치 테마주와 우선주 열풍에도 이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이렇게 충분한 공부 없이 단기 차익을 챙기려다 되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한다. 한국거래소가 테마주 거래를 감시하는 등 직접 개입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1894년 우금치 고개에서 일본군에 대패했던 동학농민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대비는 필수다. 스스로 본인의 투자 습관을 정확히 진단하고 계획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머니투데이가 제시하는 주식 중독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상황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에 투자하려면 기업이 일할 시간을 줘야하는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그 기간을 못 견디고 주식을 사고판다"며 "주식을 충분히 공부하고 기다리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동학개미 열풍의 그늘, 주식중독 상담 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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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 투자를 하다가 일상생활에 문제를 느껴 전문기관의 도움을 요청한 이들이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 속 개인 투자자가 급증했지만 그 이면에 적잖은 부작용이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건전한 투자 습관을 갖추지 못하면 주식이 일종의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주식 관련 전화 상담 건수는 115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05건)보다 64.3% 늘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문제 예방과 치유·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올해 코로나19 쇼크로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상담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증시가 폭락했던 3월에는 전달인 2월(78건)보다 2배 늘어난 156건에 달할 정도로 상담자가 몰렸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일상생활까지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은 이후에도 상담은 꾸준히 이어졌다. 4월부터 지난달까지 8월(97건) 한 달만 제외하면 상담건수가 모두 100건을 넘었다. 월별로 △4월 130건 △5월 125건 △6월 134건 △7월 109건 △8월 97건 △9월 133건 △10월 124건 등이었다. 지난해 월별 최고 상담 건수가 85건(10월)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증가세가 확연하다.

김연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서울센터 치유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이후 주가가 폭락한 영향으로 상담 건수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든 새로운 수익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주식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새로 운영하는 넷라인(온라인 상담)까지 포함하면 상담 건수는 더 늘어난다. 지난해 11월부터 처음 문을 연 넷라인의 올해 상담 건수는 143건이다. 이를 포함하면 지난해 대비 상담 건수 증가율은 84.5%까지 오른다.

만약 주식 투자를 통해 빚을 지거나 주위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게 될 경우 중독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식으로 다시 손해를 만회하려고 하는 경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우선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주식 투자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누구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전화 1336(24시간) △온라인 채팅 넷라인(https://netline.kcgp.or.kr) △문자 #1336 △카카오톡 챗봇(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중 원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비용은 모두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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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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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중독은 왜 안돼?"…호가창에서 눈 못 떼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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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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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의 일 중독은 괜찮고 주식 투자자의 투자 중독은 안되나요?" (김모씨, 38세)

#이직을 준비 중인 김모씨(38)는 코로나19(COVID-19)로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식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용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심정이었지만 생각보다 깊이 빠져들었다.

오늘 산 종목이 올라가는지, 묶인 종목은 언제 풀릴지 등 궁금증이 일다보니 자꾸만 호가창을 보게 됐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할 때조차 30분에 한번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접속해야 마음이 놓였다.

#직장인 박모씨(33)는 근무시간에도 5분에 한번은 MTS에 접속한다. 매수·매도 시점에는 탕비실로 가서 30분동안 보고 있기도 한다. 박씨의 투자금액은 약 1억원이다. 좋은 성과가 이어진다면 전업투자자로 전향할 생각도 있다.

투자 중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박씨는 "주식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그냥 일에 집중을 못하거나 성과를 못 내는 사람도 많지 않냐"며 "경험상 주식투자를 잘하는 사람들이 본업에서도 인정받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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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운동 흐름 속 주식 투자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될 만큼 주식에 빠져든 투자자까지 생기고 있다. 그러나 역량을 벗어난 무리한 투자와 과몰입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일과 주식을 병행하는 '슬기로운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5조13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진다. 올해 초 30조원에 불과하던 투자자예탁금은 2배 넘게 늘며 지난 8월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했다.

주식이 얼마나 활발히 거래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회전율도 예년 대비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시장 누적 회전율(1월1일~11월 19일)은 173.61%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87.51%) 연간 누적 회전율을 훌쩍 넘어섰다. 코스닥시장의 회전율 또한 824.04%로, 지난해(450.94%)의 두 배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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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일상생활까지 바꿔놓았다. '공모주 뭐가 좋다더라', '테슬라는 언제 팔아야 하냐' 등의 이야기는 이미 직장·학교의 단골 화젯거리가 됐다.

문제는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주식에 빠진 투자자들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수업시간에 MTS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새벽에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주식 관련 문의를 한다.

이동진 유진투자증권 챔피언스라운지 PB(프라이빗뱅커)는 "근무시간인 장중에 통화를 하거나 눈여겨보던 해외주식을 원하던 가격에 매수했다고 새벽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인의 한계를 넘어선 무리한 투자는 위험이 크다. 주식 투자를 위해 빌린 돈을 의미하는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8일 기준 17조3742억원을 기록하며 한 달여만에 17조원대를 다시 넘어섰다.

주식이 지닌 중독적인 특성도 우려 요소다. 5~10분에 한번은 MTS를 확인한다는 직장인 한모씨(23)는 "내가 고른 종목이 오를 때 느끼는 희열이 다른 취미나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김수현씨는 '개인투자자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를 하는가?'라는 논문에서 "개인 전업투자자가 금융시장의 속성과 불리한 위치를 성찰하고 간파함에도 불구하고 매매를 그만두지 못한 채 오히려 개인의 전략과 원칙에 의거하여 이를 극복하려고 시도하는 행태는 중독성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본업과 주식의 병행을 위해서는 일과 주식을 분리하는 '슬기로운 투자생활'이 필요하다. 20년차 직장인으로 주식 관련 서적을 2차례나 낸 박민수씨는 "주식투자는 결국 불안감과의 싸움"이라며 "기업 분석 없이 끊임없이 시세판을 보다보면 오히려 불안감만 더 커진다"고 조언했다.

박씨는 "직장에선 화장실에 갈 때만 시세판을 보고, 대신 출퇴근시간에 틈틈이 뉴스를 보며 종목을 분석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리스크가 낮고 저평가돼있는 우량주를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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