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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이슈 미술의 세계

'세한도'·'평안감사향연도'로 인생의 고락을 나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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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영상과 미디어아트로 작품 의미 및 내용 전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평안' 내일 시작

연합뉴스

공개된 세한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에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공개되고 있다. '세한도'는 조선시대 형벌 중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유배형에 처한 추사 김정희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0.11.23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를 하나의 주제로 엮어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두 그림을 포함해 총 18점을 전시하는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을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연다고 23일 밝혔다.

세한도(歲寒圖, 국보 제180호)는 제주도에 유배된 김정희(1786∼1856)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김홍도(1745∼1806)의 것으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감사의 부임 잔치를 그린 그림이다.

1부 주제는 '세한-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이다. '세한'은 논어(論語)의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에서 따온 것으로, 전시는 이 구절의 의미를 '세한의 시간'과 '송백의 마음'으로 공간을 나눠 전달한다.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91) 씨가 기증한 세한도와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등 15점이 전시되고, 영상을 통해 세한도 제작 배경과 전래 과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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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의 시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에서 참석자들이 세한의 시간을 관람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를 포함해 총 18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2020.11.23 jin90@yna.co.kr



'세한의 시간'에서는 프랑스 영화 제작자 겸 미디어 아트 작가 장 줄리앙 푸스가 포착한 제주도 풍경에 김정희의 고통과 절망, 성찰의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세한도 실물이 전시돼 있다. 청나라와 우리나라 명사 및 문인의 세한도에 관한 감상과 칭송이 담긴 두루마리도 함께 공개된다.

초고화질로 스캔한 영상을 통해 그림과 글씨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 문화재 전문가들의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송백의 마음'에서는 김정희의 벗과 후학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유배 기간에 편지와 물품을 주고받은 초의선사(1786∼1866), 역관이었던 제자 이상적(1804∼1865), 애제자 허련(1808∼1893)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김정희의 예술과 학문은 서예가 오세창(1864∼1953)과 손재형(1903∼1981), 김정희 연구자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에 의해 계승됐다. 이곳에선 후지쓰카가 1940년 일본으로 가져간 세한도를 1944년 손재형이 되찾아온 일화도 영상으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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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감사의 부임 축하연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를 포함해 총 18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2020.11.23 jin90@yna.co.kr



2부 주제는 '평안-어느 봄날의 기억'이다. '연광정연회도', '부벽루연회도', '월야선유도' 등 3폭으로 구성된 평안감사향연도를 감상할 수 있다. 연광정, 부벽루, 대동강에서 열린 평안감사 부임 잔치의 여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봄의 여정'에서는 평양에 도착한 감사를 축하하는 잔치의 여정을 '길', '환영', '잔치', '야경'으로 나눠 보여준다. 관람객은 영상으로 구현된 그림 속을 지나면서 마치 평안감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세 폭의 그림 영상이 차례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맞은편에서는 모니터 9대가 작품의 세부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을 보면 작품 속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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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는 평안감사향연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에서 참석자들이 평안감사향연도 중 월야선유도를 살펴보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를 포함해 총 18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2020.11.23 jin90@yna.co.kr



영상으로는 대동문 앞 저잣거리 풍경과 평양 교방 기생들의 춤도 볼 수 있다. 특히 평양 교방 기생들의 춤은 무용수들의 퍼포먼스 영상으로 재현돼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래픽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대동강 밤잔치는 무척 화려하다.

두 번째 '그날의 기록'에서는 평양 대표 명소를 노래한 시구들과 함께 평안감사향연도 원작을 감상할 수 있고, 세 번째 '그림의 뒤편'에서는 관련 학술 정보, 과학적 분석에 관한 내용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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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에서 열린 밤의 잔치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에서 참석자들이 월야선유도의 대동강에서 열린 밤의 잔치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하는 '평안감사향연도'를 포함해 총 18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2020.11.23 jin90@yna.co.kr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날 열린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세한도에는 추사의 쓸쓸함과 제자에 대한 고마움이 잘 나타나 있다. 가치를 논할 수 없는 이 위대한 그림을 주셔서 모든 국민에게 감상할 기회를 주신 손창근 선생과 가족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세한도를 보고 쓸쓸한 마음이 드셨다면 평안도에서 즐거움과 따뜻함을 느끼고 가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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