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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우리 롤모델은 알파고 아버지 하사비스…AI가 미래 성패 가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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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이용훈 UNIST 총장

개교 11년 신생 대학이지만

세계 1%과학자 서울대 다음 순

논문 피인용으로는 국내 1위

중앙일보

이용훈 UNIST 총장 [사진 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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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 핵심과제는 ‘인공지능(AI)’과 ‘친환경’입니다. 두 분야를 누가 선도하느냐 여부가 미래를 가를 겁니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언론 간담회에서 위와 같이 밝혔다. 친환경 이슈는 과학기술계가 헤쳐나가야 할 당면 과제이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혁신 전략과 단계별 로드맵이 중요하다면서다.

최근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 및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2030년, 2050년을 ‘탄소제로 원년’으로 선언하면서 친환경 이슈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하는 등 그린 뉴딜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장은 “직접 진두지휘해 친환경 기술과 관련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목표는 UNIST가 있는 울산을 ‘세계 최고의 그린 수소 도시’, ‘인구 1인당 오염원 배출 최소 도시’로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울산에 그린 수소 실증화 연구센터를 유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 총장은 울산공단 오폐수 재사용, 산업 폐기물 자원화 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오염원을 재생자원으로 되바꾸는 과제다. 이 역시 UNIST의 도시환경분야 연구진 10여 명이 정책 제안과 단계별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이 총장은 취임 후 곧바로 인공지능(AI)대학원 유치에 나섰다. AI 혁신으로 오래된 공장도시 울산을 미래형 스마트 산업도시로 바꿔놓겠다는 전략이었다. UNIST 인공지능대학원은 지난 9월 신입생을 받았다. AI를 기반으로 한 미래 자동차ㆍ미래 에너지ㆍ미래 반도체ㆍ스마트 헬스케어 등 4대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있다. 이 총장은 “AI를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산업과 연계해 스마트 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울산의 변화는 대한민국 산업 전체에 AI를 더하는 스마트 산업으로 펼쳐나갈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과학기술계 BTS 길러낼 것”



UNIST는 올 한 해에 네이처(Nature)·사이언스(Science)·셀(Cell) 등 3대 과학저널에 총 12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국제학술정보기관 클래리베이트에서 세계1%과학자(HCR) 발표에 서울대 다음으로 많은 6명이 이름 올려 주목 받기도 했다. 교원의 논문 피인용 지수만 평가하면 국내 1위라는게 UNIST 측의 설명이다.

이는 기술창업의 기반이 돼 개교 후 지난 11년간 총 112개의 창업기업이 나왔다. 이 총장은 “누구나 마음껏 스타트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주는 ‘UNIST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유지할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처럼 대학 중심의 혁신성장 생태계가 마련되도록 지역과도 밀접히 교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 취임 후 학부 교육도 혁신의 대상이 됐다. 관행처럼 짜놓은 단계에 맞춰 과목을 이수하는 ‘쿵푸형’ 교육의 틀을 벗어나 ‘격투기형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격투기형 교육은 4차 산업혁명 현장에서 부딪치는 난제들을 풀어가면서 실전에 강하면서도 유연성과 창의성을 습득하고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는게 이 총장의 설명이다. 이 총장은 이를 위해 올해 2학기부터 기초교과목을 단계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인공지능을 위한 ‘이산수학’, ‘벡터’, ‘확률과 통계’ 등의 과목 확대)을 시작했다. 이 총장은 “기술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교육체계를 개편해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과 경험을 학생 스스로 배우며 깨우치는 교육모델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이 사례로 꼽은 UNIST형 인재의 모델은 알파고(AlphaGo)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박사다. 10대 시절 이미 게임 프로그래머로 성공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 분야에 도전해 알파고를 탄생시켰다. 이 총장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BTS의 성공요인은 재능 있는 아이들이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에게 교육받으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통해 노력한 데 있다”며 “이런 방식을 과학기술계 교육에도 도입해 ‘과학기술계 BTS’를 양성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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