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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코로나 범인 못 밝혔는데…떼죽음 앞둔 밍크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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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 농가 '변이 코로나' 전 세계 곳곳 발견

변이 유래, 감염 경로는 여전히 불분명

덴마크, 살처분 명령했다 거센 후폭풍

밍크 농장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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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한 농장에서 사육 중인 밍크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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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과학 정보 공유 사이트인 GISAID에는 덴마크, 네덜란드, 미국, 스위스, 페로 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국에서 밍크 관련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도 발견됐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GISAID는 전 세계 바이러스 게놈(유전체) 정보를 공유하는 국제기구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세계보건기구(WHO)도 덴마크와 네덜란드,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6개국에서 밍크 수십 마리와 수백 명의 사람이 동일한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스위스, 페로 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추가된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프란코이스 발록스 유전학 연구소장은 “지난주 덴마크에서 새로 보고한 사람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 6000건을 분석한 결과 300건 이상의 Y453F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GISAID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변이 바이러스가 네덜란드에서도 6건, 남아공과 스위스 각각 2건, 페로 제도, 러시아, 미국에서 각 1건이 발견됐다.

Y453F 변이는 지난 4일 덴마크 밍크 농장에서 발견된 4가지 변이 중 하나다. GISAID 데이터를 분석한 영국 요크 대학 세샤드리 바산 교수는 “밍크 유래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유행 현상이 뚜렷하다”면서 “사람과 동물, 물류의 이동에 변종이 국경을 넘어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확증 없으니…밍크 살처분 두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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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덴마크 밍크 농가들이 살처분 명령에 항의하며 트렉터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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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이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밍크에서 비롯돼 사람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나 단서는 없다는 게 현재까지의 공통된 의견이다.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나 위험도에 대한 연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UCL 미생물학자 조앤 산티니 교수는 “바이러스의 변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사람과 밍크 중 어디에서 먼저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유럽에서는 대응방식을 놓고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백신의 효능도 떨어질 수 있으니 밍크를 살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덴마크 정부는 사육 중인 밍크 1700만 마리의 살처분을 명령했다가 후폭풍을 맞았다. 농가에서 거센 반발이 일자 덴마크 정부는 살처분 명령 일부를 거둬들였고, 살처분을 지시한 모겐스 얀센 농식품부 장관은 사임했다. 그러나 야당이 메데 프레데릭센 총리의 퇴진까지 요구하면서 밍크 발 갈등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징후가 있는 만큼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사라 에드워드 UCL 교수는 “덴마크에서 발견된 밍크 돌연변이가 현재 백신 후보의 효능에 당장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계속해서 바이러스가 변이된다면 백신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종이 밍크에서 유래해 인간에게 퍼졌을 가능성을 고려해 밍크 농가를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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