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담은 성골함은 못찾아…교황 유품 수집상에 넘겼을 수도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왼쪽)가 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를 만나 악수하는 장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 9월 이탈리아의 한 성당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성골함을 훔친 용의자 신원이 파악됐다. 하지만 성골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dp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13일(현지시간)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지목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59세 남성이라는 것 외에 정확한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9월 23일 요한 바오로 2세의 혈액이 담긴 성골함이 중부 움브리아주에 있는 스폴레토 성당에서 사라져 해당 교구가 발칵 뒤집혔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CCTV를 토대로 수사를 벌여 용의자를 특정했다. 용의자는 체포되지 않고 입건만 된 상태다.
다만, 도난당한 성골함의 행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경찰은 피렌체 인근에 있는 용의자의 자택을 수색했으나 성골함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용의자가 요한 바오로 2세의 유물 등을 수집하는 누군가에게 이미 팔아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 소재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
이 유골함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성인으로 시성된지 2년 뒤인 2016년 스폴레토 교회에 기증된 것이다.
2014년에는 중부 아브루초주 산 피에트로 델라 렌카 성당에 모셔진 교황 수단(Soutane·성직자가 입는 평상복) 일부가 도난당했다가 범인의 자수로 일주일 만에 돌려받은 사례도 있다.
이 수단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81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피격될 당시 입었던 것으로 아직도 핏자국이 흐릿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264대 교황으로 즉위해 2005년 선종할 때까지 27년간 재위했다.
네덜란드 태생인 하드리아노 6세(1459∼1523) 이래 455년 만의 비이탈리아인 교황이자 20세기 최연소 교황 즉위 등의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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