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10월 취업자 수가 6개월 만에 다시 최대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설명회를 신청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명 넘게 늘어나며 두 달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10월부터 고용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던 정부 전망과는 정반대 성적표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1000명 줄었다.
취업자 수 감소세는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 이후 11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올해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취업자 수는 4월에만 47만6000명이 줄어들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8월까지 감소 폭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었지만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9월부터 다시 악화하기 시작했다. 취업자 수가 큰 폭 쪼그라든 것은 코로나19에 유독 취약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 감소 폭마저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취업자 증감을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 감소 폭이 22만7000명으로 가장 컸다. 이어 도소매업(-18만8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3000명), 제조업(-9만8000명) 순으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 과장은 "서비스업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여파가 이어진 데다 숙박, 음식, 교육 등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며 "제조업도 수출 등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피해 누적 등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대부분 실업 상태로 전락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만4000명 늘어난 102만8000명으로 9월에 이어 두 달째 100만명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0.7%포인트 오른 3.7%로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2000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활발한 경제활동을 해야 할 연령대인 30대(5만명), 40대(4만3000명), 20대(3만2000명) 순으로 실업자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다. 실업률 역시 20대(1.1%포인트), 30대(1.0%포인트), 40대(0.7%포인트), 50대(0.4%포인트) 등 모든 연령 계층에서 상승했다. 잠재적 실업자가 포함된 비경제활동인구도 전년 동월 대비 50만8000명이나 늘어났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아예 없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년 전보다 24만7000명(11.7%) 늘어난 235만9000명이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10월 기준 최고 수준이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사, 학업, 육아, 심신장애 등의 이유도 없는데 그냥 쉰 경우를 뜻한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혀 실업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구직활동을 시작하는 순간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돼 실업률이 높아진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취업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구직 단념자' 역시 61만7000명으로 2014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취업자들의 '일자리 질'마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감을 종사상 지위별로 살펴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12월에 상용근로자가 5만6000명 감소한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임시·일용직부터 타격을 입혔던 고용 한파가 이제 상용직으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 일자리로 분류되는 상용직 증가 폭이 확 쪼그라든 것은 사회에 진출하는 20·30대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확대되는 와중에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상용직 비중이 높은 업종 위주로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 감소 폭은 8월까지 1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9월(-21만8000명)과 10월(-25만명)에는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30대는 일자리를 구하면 주로 상용직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조업·도소매업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신규 채용이 위축되면서 상용직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양연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