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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故김남춘에 바치려던 승리…눈물 쏟은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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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울 팬이 건 현수막들.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남춘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FC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이를 악물고 뛰었다. 서울은 이미 잔류를 확정했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떨어지는 편이었다.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이니 팬 앞에서 ‘최선을 다하자’ 정도가 각오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날 서울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기를 쓰고 뛰는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세트피스에 골키퍼 양한빈이 뛰쳐나와 공격을 시도했다가 공을 빼앗기자 퇴장을 각오하고 반칙으로 역습을 막을 만큼 사투를 벌였다.

故김남춘 때문이었다. 서울 선수들은 경기 전날 김남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 전까지 함께 훈련하고 경기에 뛰며 호흡했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 상태로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가혹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엄숙하게 진행된 경기에서 서울 선수들은 힘을 쏟았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흔들린 후 후반전이 되자 거의 전원공격 형태로 인천 수비를 공략했다. 잔류를 목표로 사활을 걸고 뛰는 인천이 만만치 않았지만 서울은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결과적으로 골을 넣지 못하고 패했지만 서울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의심하기는 힘든 경기였다. 박혁순 서울 감독대행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저뿐 아니라 선수들이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경기를 하면서 전반전 같은 경우 컨디션 자체가 나빠서 전술,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힘들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프타임에 남춘이를 위해 힘들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서울 선수들은 눈물을 쏟았다. 경기장 중앙에 모여 인사를 하던 선수들은 김남춘을 호명하는 서포터의 육성을 듣고 고개를 떨구며 고인을 떠올렸다. 한승규가 선수단 대표로 김남춘의 유니폼을 골대 앞에 놓고 가는 동안에도 선수들은 울었다. 외국인 선수 오스마르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베테랑 박주영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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