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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LTE 20배 광속'의 진실 …28㎓ 5G 무조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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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수현 기자] [편집자주] 5G 스마트폰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5G 가입자 1000만 명 돌파가 목전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 반 만의 성과다. 그런데 이용자 불만은 여전하다. 품질, 가격 논란이 한창이다. 아직도 잘 터지지 않는 등 품질도 불만이고 요금도 비싸다는 원성이다. '진짜 5G', '가짜 5G' 논란도 이어진다. 국내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배경, 오해와 진실을 함께 짚어본다.

[MT리포트] 5G 오해와 진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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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가 촉발한 국내 ‘진짜 5G’ 논란은 5G(5세대 이동통신)을 구현하는 주파수 특성과 기술적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속도’만 지표로 삼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5G 상용화 준비 과정에서 정부와 통신업계의 ‘과장된 홍보’도 현재의 논쟁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LTE 20배 속도"=5G, 이론적 수치에 불과


5G 서비스에 할당하는 주파수는 크게 6㎓ 이하의 ‘중저대역(Sub-6)’과 24㎓ 이상의 극고주파(밀리미터파·mmWave)대역으로 나뉜다. 국내 통신사들은 5G 주파수로 3.5㎓와 28㎓ 대역을 할당받아 ‘중저대역’·‘밀리미터파’ 주파수를 모두 갖추고 있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는 3.5㎓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중저대역 5G다. 주파수는 폭(대역)이 넓어야 속도와 용량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넓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24㎓ 이상 극고주파를 활용할 경우 이론상 5G 최고 속도에 가까워진다. 고속도로에서 차선이 많을수록 교통체증이 적고 차량 흐름이 원활한 것과 같은 이치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도는 다운로드가 20Gbps(초당 기가비트), 업로드는 10Gbps다. 2.5GB(기가바이트) 짜리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1초면 되는 꿈의 속도지만 고주파 대역에서 모든 이상적인 조건이 갖춰졌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LTE(이론상 최고 속도 1Gbps)보다 20배 빠르다”는 건 현실성과는 거리가 먼 지향점에 가깝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론적 속도 20Gbps를 달성하려면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추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고 주파수 결합기술과 전송기술 발전이 고도화 됐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업계 안팎에선 “5G 상용화 당시 정부는 ‘세계 최초’란 수식에, 이통사들은 ‘서비스 홍보’에 집중하다 보니 (LTE의 20배 속도라는) 과장된 정보가 현재 5G 품질에 대한 불만을 자초한 가장 큰 원인”이라는 자성도 나온다.



28㎓ '속도' vs 3.5㎓ '커버리지'에 각각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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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5G는 대역폭이 800㎒로 3.5㎓(100㎒)보다 8배 더 넓다. 최고 다운로드 속도도 3~4배 이상이다. 하지만 전파 특성 탓에 전국망 구축이 쉽지 않다. 주파수 특성상 3.5㎓ 대 주파수에 비해 직진성이 강하고 회절성(전파가 휘어지는 성질), 건물 침투율 등은 낮다. 전파 도달거리도 짧다. 특히 커버리지 범위가 3.5㎓의 10~15%에 불과해 기지국과 장비를 더 촘촘히 설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투자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선 28㎓ 전국망 구축에 480조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추산도 있다. 김재현 아주대 전자공학과 학과장은 “3.5㎓가 전국망 구축용이라면 극고주파 대역인 28㎓는 야구장 등 사람이 밀집되는 지역이나,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과 같이 막대한 데이터가 생성되는 분야에서 적합하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속도’에 장점을 갖고 있으나 커버리지와 경제성 측면에선 3.5㎓의 전국망 서비스가 더 적합하다는 얘기다.


3.5㎓+28㎓ 5G 투자 적절한 균형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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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은 버라이즌이 28㎓ 5G를 서비스하지만 미 국방혁신위원회가 5G 투자전략을 28㎓ 대역에서 서브-6 주파수로 전환할 것을 제언했다”며 “우리도 28㎓ 대역의 한계를 분명히 밝히고 거기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신업계도 “커버리지 한계가 분명한 28㎓ 전국망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 추진 중인 3.5㎓ 대역의 조속한 전국망으로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동통신 3사는 28㎓의 경우 상용화를 위해선 기지국을 완전히 새로 구축해야 하는 만큼 로드맵 마련을 위해 현재 장비 제조사와 설비 투자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망 서비스 대신 트래픽 사용량이 많은 핫스팟이나 5G 사설망 스마트 팩토리·오피스·시티·병원 등 기업시장(B2B) 영역에서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이통 3사는 최근 삼성전자에 28㎓ 상용 기지국을 각각 40~80개 정도 발주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 상용화 시점은 장비와 단말 개발 진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연내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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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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