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과 조우진, 임원희, 신혜선이 박정배 감독의 장편 데뷔작 '도굴'로 만났다. 낯선 소재만큼이나 흥미로운 사건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활약한다. 권선징악적인 결말과 주제가 특별한 소재에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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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 감독과 주연배우 이제훈이 말했듯, '도굴'은 아주 친숙하지만 먼 단어다. 누구나 뜻을 알지만 누구나 쉽게 접할 순 없다. 영화는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이 황영사 불상부터, 중국에 묻힌 고구려 벽화, 선릉에 파묻힌 조선의 엑스칼리버까지 훔쳐내며 대담하고 짜릿한 판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그 과정에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 존스 박사(조우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신혜선), 삽질의 대가 삽다리(임원희)가 함께한다.
강동구 역의 이제훈은 데뷔 후 최초로 능청스럽고 말많은 사기꾼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피부를 까맣게 분장하고, 수염을 기른 그의 얼굴은 천재 도굴꾼으로 손색이 없었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대사의 말맛도 꽤 보기좋게 살려낸다. 그간의 그의 연기를 봐왔다면 이제훈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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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움 남는 '유기적 연결고리'…시원한 결말은 이상적·교훈적·성공적
'도굴'의 가장 큰 문제점은 흥미로운 사건은 있되, 연결고리가 없다. 황영사 불상부터 고구려 벽화, 선릉 도굴 계획이라는 사건들 사이 유기적 연결이 부족하다. 막바지로 갈수록 '강동구의 큰 그림'이라는 흐름으로 정리되는 듯 하지만, 사건이 그저 나열식으로 등장한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그러다보니 사건과 인물이 지나치게 많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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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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