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맥고완이 이탈리아오픈에서 11년여 만에 우승했다. [사진=유러피언투어]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로스 맥고완(잉글랜드)이 지난주 끝난 유러피언투어 이탈리안오픈에서 무려 11년15일 만에 투어 2승째를 거두었다.
맥고완은 26일 이탈리아 브레시아의 산빌리기오 체르보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1언더파 71타를 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로리 캔터(잉글랜드), 니콜라스 콜사르트(벨기에)를 한 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거두었다.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날은 보기도 3개를 하고 더블보기도 하나가 있었지만 그 사이로 멋진 버디가 네 개가 나왔고 파5 5번 홀에서 이글도 나왔다. 13번 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가 신기하게 들어갔고, 16번 홀에서는 그린 옆 벙커에서 한 샷이 버디로 이어지는 등 운수 좋은 날이었다.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 퍼트가 들어갔을 때 수많은 선수들이 그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올해 38세의 맥고완은 2009년 스페인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마드리드마스터스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뒤에 시즌 최종전으로 신설된 두바이월드챔피언십 DP월드 2009에서 리 웨스트우드에 이어 2위로 마쳤다. 당시엔 혈기가 넘쳤다.
곧 따라올 것 같던 우승은 없었고 2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1년 시즌을 마치고는 투어 출전권마저 반납해야 했다. 2015년과 2017년에 퀄리파잉스쿨을 봐서 투어에서의 살아남으려 했으나 상금 랭킹 150위에 오르지 못하기를 반복했다.
2위로 마쳤던 이듬해인 2010년부터 무려 141경기 만에 출전한 대회에서는 유독 샷이 좋았다. 우승한 뒤에 맥고완은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스코어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16번 홀 벙커샷은 인생 샷”이라 말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남은 투어 스케줄을 다시 짜야겠다”면서 “우승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맥고완은 상금 16만 유로를 받았는데 이는 지난 10년간의 매년 시즌말에 벌었던 금액보다도 많았다. 우승 포인트 24점을 받아서 세계골프랭킹(OWGR)도 560위에서 242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유럽에서는 16년204일만의 월이 미국에서는 고메즈가 15년 6개월만에 우승했다. |
유러피언투어에서 가장 오랜 기간의 가뭄 끝에 거둔 우승은 2016년8월8일 앤서니 월의 16년204일만의 투어 2승이었다. 월은 2000년 알프레드 던힐챔피언십에서 생애 첫승을 올린 뒤로 430개 대회 동안 우승이 없다가 41세에 애버딘애셋 폴 로리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알렉스 노렌(노르웨이)와의 결승전에서 1홀을 꺾고 우승했다.
당시 월은 프로 데뷔 후 488번째 경기였다. 첫승 이후 월은 2위만 7번을 거두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허리와 엉덩이 부상으로 고생하면서도 투어 생활을 이어간 끝의 값진 우승이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두 번째는 톰 카이트(미국)가 1980년 유러피언오픈챔피언십 이후 16년36일 지난 1996년 오키프로암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느라 유럽 대회는 간헐적으로 출전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로버트 고메즈가 2005년 9월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무려 15년6개월, 경기수로는 396경기만에 우승했다. 고메즈는 1990년 네슬인비테이셔널에서는 투어 루키로 들어와 2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승째를 올리기까지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시즌마다 우승하거나 젊은 나이에 다승을 거두는 스타도 있지만, 우승 없이 투어생활을 하는 선수가 더 많다. 10년 이상을 투어에서 힘들게 버티면서 결국 다시 우승하는 건 재능을 넘어선 인간 승리의 결과라서 더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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