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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도혁 사과문, "경기종료 뒤 행동 죄송...故 김남춘 조문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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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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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 인천 주장 김도혁(28)이 FC서울전 종료 뒤 발생한 일에 대해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다.

인천유나이티드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라운드 최종전을 치렀다. 결과는 인천의 1-0 승. 이로써 인천은 승점 27점으로 12위에서 11위로 올라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생존 여부가 달린 인천만큼 홈팀 서울에게도 이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다. 인천전 하루 전에 서울 주전 수비수 김남춘이 사망하면서 애도의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관계자는 "김남춘 선수가 새벽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사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도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뒀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서울 원클럽맨' 김남춘을 향해 추모 물결이 쇄도했다. 경기 당일 서울월드컵경기장 N석 입구에는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서울 팬을 비롯해 수많은 축구 팬들이 이곳에 들러 국화꽃을 헌화하거나 포스트잇으로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킥오프 직전에도 양 팀 선수단과 모든 관중이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전반전 4분에는 김남춘의 등번호 4번을 기리며 모든 관중이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경기는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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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이겨야하는 인천 선수들과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서울 선수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오갔다. 결국 서울 골키퍼 양한빈과 인천 수비수 오반석이 퇴장을 당했다. 추가시간이 10분을 넘긴 뒤에 종료 휘슬이 울렸다. 휘슬 직후 일부 관중들이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원정팬 출입금지'라는 방역지침을 어기고 인천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잔류의 기쁨을 표출한 것이다.

사건은 그 다음에 발생했다. 김도혁은 인천 벤치 뒤편 W석(본부석)을 향해 두 손을 올려 박수를 쳤다. 그러자 인천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들이 김도혁에게 화답했다. 이 장면이 방송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방역지침을 어기고 입장한 인천 팬들, 그들에게 호응을 유도한 김도혁은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았다. "아무리 기쁘더라도 때와 장소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셌다.

그러자 김도혁은 경기 종료 뒤 본인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인천유나이티드 김도혁입니다. 오늘 서울원정 경기 종료 후 저의 행동이 모든 축구 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라면서 사과글을 시작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기다리는 도중 지인에게 다가가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그때 다른 팬분들께서 제게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의 뜻을 전한다는 것이 서울뿐 아니라 모든 축구 팬분들께 불편한 행동을 한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서 "저 또한 K리그1 잔류라는 목표를 이뤄냈지만 그라운드에서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소중한 동료를 잃은 아픔에 계속해서 마음이 편치 않아 방금 故 김남춘 선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이번 일을 교훈삼아 저 역시도 다시 한 번 모든 축구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선수가 될 수 있게끔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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