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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반발, 집단행동으로 이어질까…8년前 '검란'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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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비판글에 검사 230여명 실명 댓글…검찰 내부 자성론도

尹, 지방 돌며 `내부 다지기'…신임 부장·차장검사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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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검사들의 개별적인 의견 표명에 그치고 있으나 일각에선 과거 벌어졌던 `검란'(檢亂)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에 반발하는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의 검찰 내부망 글에 지난달 29∼30일 달린 실명 댓글은 모두 230여 건에 달한다.

추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혁만이 답"이라며 저격한 직후 이틀 동안 벌어진 일이다.

감찰 안팎에선 검사들의 댓글이 과거 집단행동에 나설 때 돌리던 '연판장'과 사실상 비슷한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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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연합뉴스TV 제공]



과거 검사들이 상부에 집단 반발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검찰총장 퇴진으로 이어졌던 2012년 `검란 사태'다.

한상대 당시 총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에게 최재경 당시 중앙수사부장이 문자로 언론취재 대응 방안을 조언했다는 이유로 공개 감찰을 지시했다.

이에 최 부장이 불복했고 검사장들과 차장검사들이 한 총장에게 용퇴를 권하며 역공을 가했다. 당시 집단 반발의 표면적 이유는 최 부장에 대한 감찰이었지만 내재적 원인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특수수사의 총본산인 중수부 폐지 방침을 굳혔는데 특수부 수장인 최 부장이 반대하자, 한 총장이 검찰 지시를 내리면서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중수부 폐지에 반발해온 전국 일선 검사들은 수석검사회의와 평검사회의를 잇달아 열고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한 총장은 검찰개혁안 발표를 취소하고 사퇴했으며, 중수부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 4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 추 장관을 향한 검사들의 반발도 추 장관이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환우 검사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게 도화선이 됐다.

앞서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추 장관의 검찰개혁을 두고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비판하고, 추 장관을 겨냥해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SNS에 이 검사에 대한 글과 함께 작년 보도된 기사 링크를 올렸고, 추 장관은 SNS에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썼다.

해당 기사는 2017년 인천지검 강력부 소속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막으려고 피의자를 구속하고 면회나 서신 교환을 막았다는 의혹을 다뤘는데, 이 검사가 의혹의 당사자라는 것을 암시했다.

하지만 검사들의 집단반발 이면은 과거 중수부 폐지를 둘러싼 갈등과 마찬가지로 추 장관이 주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터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추 장관이 최근 잇따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내리면서 검찰 내의 반발 기류는 거세졌다.

실제로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검찰 내에선 개혁의 본질인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아닌 사실상 `검찰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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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사들이 개인적으로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과거처럼 집단행동에 나설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검찰 일각에서는 '자성론'도 없지 않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에 "검찰도 자성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검사들의 집단 반발의 향배는 현재 진행 중인 감찰 결과와 여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추 장관의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이 2018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한 검사·야권 정치인 로비 은폐 의혹에 대한 감찰에도 착수했다. 윤 총장의 측근·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감찰 결과 별다른 비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검찰에 유리한 여론이 조성되면서 추 장관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면 윤 총장이나 담당 수사팀이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정황이 나타난다면, 검사들의 반발은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전선이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총장은 지방검찰청을 방문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공언한 '임기 완수'를 위한 내부 다지기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이달 9일에는 신임 차장검사들의 교육도 진행된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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