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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2020 미국 대선

‘샤이 트럼프’ vs. ‘히든 바이든’···美 대선 승부, 누가 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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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지자 중 숨은 바이든 지지자"

2016년 대선 당시 '샤이 트럼프'와 유사

어느 쪽 표가 더 많을지가 이번 대선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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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마지막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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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공화당을 지지했던 내가 바이든 후보를 찍는 게 부끄럽다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그냥 알려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거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이 전한 숨어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 이른바 '히든 바이든(Hidden Biden)'의 고백이다. 더힐은 미국 민주당 후보를 단 한 번도 선택해본 적이 없는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올해엔 주변 사람들 몰래 바이든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관측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내놓았다.



"코로나19 대응에 실망한 유권자 ‘히든 바이든’ 돼"



이 매체는 2020년 대선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실망한 유권자가 ‘히든 바이든’으로 많이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남모르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샤이 트럼프(Shy Trump)’가 대다수였던 2016년과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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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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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토니 프라토는 공화당 지지자 중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것을 숨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 사람들은 나에게는 이걸 숨기지 않는데, 그건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당선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플로리다 내 일부 지역에선 공개적으로 바이든 후보 지지를 밝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플로리다의 공화당 지지자는 더힐에 “내가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곤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건 내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게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미 대선 전문가들은 이런 '히든 바이든'의 존재가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장지대)’ 지역뿐 아니라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이긴 아이오와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에서도 바이든이 승기를 거머쥐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 위력 나타날 것"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 한차례 위력을 보인 ‘샤이 트럼프(Shy Trump)’가 여전히 강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폭스뉴스(Fox News)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자들이 2016년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걸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에 이어 또다시 언론과 여론조사 등이 ‘샤이 트럼프’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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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연설에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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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기관인 트라팔카그룹의 수석 조사위원인 로버트 카할리는 “대통령이 최소 270명 후반을 얻을 것”이라며 “숨은 표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더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폭스뉴스에서 주장했다.

트라팔카그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에서 트럼프가 당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앞서고 있다는 것을 맞춘 몇 안 되는 기관이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참여하기를 꺼린다며 특히 젊은 층(18~44세)의 흑인과 히스패닉계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도가 올랐다는 UCLA 네이션스케이프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조사에 따르면 2016년도에 비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들은 10%에서 21%로 증가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로 22%에서 35%로 지지율이 늘어났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색 인종은 가족들과 친구들을 잃을까 우려해 지지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업체들 "2016년과는 다를 것"



이런 양 진영의 주장에도 올해 여론조사 자체가 2016년처럼 크게 빗나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의 분석에 따르면, 2016 여론조사 예측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학력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 센터장은 “보통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사람들은 대학 학위 소지자 이상인데, 이를 변수로 고려해 보정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유리한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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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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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번 대선에서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학력 수준을 지표에 포함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여론조사에서의 4%포인트 차이는 2016년의 경우 6~8%포인트 이상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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