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외화보험으로 환테크? 원금도 못찾을수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금융꿀팁)]

머니투데이

# 30대 직장인 전승식씨(가명)는 만기가 된 적금을 찾아 목돈을 손에 쥐었다. 다시 적금에 가입하자니 금리가 낮아 내키지 않았다. 투자처를 찾던 전씨는 원달러 환율이 많이 떨어졌으니 외화보험에 가입하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중이다.

외화보험 판매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반등을 기대하고 외화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외화보험 상품구조가 복잡한 만큼 환율이나 금리가 변할 때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3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상반기까지 외화보험 판매액은 757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액(9690억원)의 78%에 달했다. 2017년에는 총 3230억원 어치가 팔렸는데 올 상반기에 이미 그 2배를 넘긴 것이다.

소비자들은 저금리와 환율변동 기대감으로 고수익 상품을 찾는다. 보험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고 싶어한다. 두 가지 요인이 맞물려 외화보험 판매가 매년 급증해 왔다.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원화 환산 시점 환율에 따라 바뀐다. 일부 상품은 투자대상 해외금리를 기초로 만기환급금 적립이율이 결정되는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다.

특히 환율·금리가 급격히 변동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환율이 오르면 납입 보험료가 증가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보험금의 원화가치가 하락해 수령 보험금이 감소하는 구조다.

외화보험 중 금리연동형 상품은 투자대상 해외채권의 수익률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적립이율이 변동된다. 만기보험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보험기간이 5~10년으로 장기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지급될 만기보험금이 현재 예상 수준보다 줄어들 수 있다.

상품구조가 어렵기 때문에 보험 판매 시 불완전판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외화보험을 환테크 상품이며 환차익을 시현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라고 소개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외화보험은 보험금 지급시점이 특정돼있기 때문에 계약해지 외에는 환율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안이 없다. 해지시 환급금액이 원금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화보험 불완전판매에 따른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소비자 경보’를 최근 발령했다. 외화보험은 기본적으로 환테크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65세 이상 고령 고객은 외화보험의 특성과 위험요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화보험 판매 보험사가 이번 소비자 경보 발령 내용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한편 현장검사 등을 통해 위법행위가 의심되거나 적발되는 보험사에 대해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