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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바이든 당선되면 극좌파가 대법원 점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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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정원 늘리기’ 포함된 민주당 사법개혁안 비판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세계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법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겨냥해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극좌파들이 연방대법관에 임명되고 결국 연방대법원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이냐, 아니면 민주당에 의한 정권교체냐가 걸린 대선은 사흘 뒤인 11월 3일(현지시간)에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연방대법원을 파괴할 것”이라며 “이것만은 결코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대통령이 되면 당파를 초월한 사법개혁위원회를 꾸려 연방대법원을 비롯한 미국 사법제도 전반에 관한 개혁안을 연구토록 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 연구 중인 개혁안에는 현재 9명으로 제한된 대법관 정원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상원 인준을 받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합류로 연방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가 6대3, 그러니까 보수 절대 우위 구도가 되었다. 미국에서 대법관을 포함한 연방판사 자리는 ‘종신직’이다.

이에 민주당은 대법관 정원을 늘려 진보 성향 법조인을 더 밀어넣음으로써 진보 우위 구도의 형성, 적어도 진보 대 보수 간 균형을 이루고 싶어한다.

바로 이 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법관들을 향해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대법관이 늘어나) 당신들은 사람으로 가득찬 혼잡한 대법원, 그리고 누가 누군지 몰라 헷갈리는 대법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새로 임명되는 대법관들은 극좌파일 가능성이 크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편투표 등의 영향으로 이번 대선의 승자가 결국 연방대법원에 의해 가려질 것이란 전망도 나도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그런 ‘이상한 승리’(ridiculous win·바이든 후보의 당선)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뉘앙스를 내비치기도 했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한 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 연방대법원을 파괴할 것’이란 내용이다. 트위터 캡처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930∼1940년대 민주당 출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법개혁 시도가 좌초한 점을 강조해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후보를 깎아내리려는 것 아닌가 해석을 내놓는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가 마련한 ‘뉴딜’ 법률이 보수적인 대법원에서 잇따라 위헌 판정을 받자 대법원 정원을 늘려 그 자리에 진보적 대법관을 앉히기 위한 사법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 안에서조차 ‘사법권 독립 침해’라는 역풍에 부딪혔고 결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크나큰 좌절을 겪었다.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정치 역정에서 대법원 개편 시도는 최악의 평가를 듣는 일종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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