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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검사들에게 "자성 먼저" 글올린 임은정, 댓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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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공개 저격하자 검찰 내부에서 집단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 없이 성난 목소리만 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평검사 과거보도 올리며 "좋습니다,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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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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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글이었다. 추 장관은 지난 29일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의 과거 '인권침해 논란' 기사를 소개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 적었다. 이에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기사를 첨부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개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현직 장관들의 글에 담긴 기사엔 인천지검 강력부 검사가 동료검사의 약점 노출을 우려해 피의자를 협박죄로 구속, 20일간 독방에 수감하며 가족들의 면회나 서신교환을 막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사에 언급된 강력부 검사는 이 검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날인 지난 28일 이 검사는 검찰내부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추 장관의 행보를 공개비판했다. 그는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이미 시그널은 충분하고, 넘친다"고 덧붙였다.


"저도 커밍아웃한다"…秋좌표찍기에 검사들 반발

추 장관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직후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검찰내부망에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정면으로 맞섰다. 최 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의 사위다.

최 검사는 글에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글에는 "저도 커밍아웃한다"며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댓글 수는 전날 오전 기준으로 90개를 넘겼다. 한 검사는 댓글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채찍이라면 아프더라도 맞겠다"면서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따르는 것 또한 더 큰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공감을 표했다.

최 검사의 글을 가리켜 "조급함의 발로 간다는 생각도 들어 씁쓸하다. 많은 국민들이 정치가 검찰을 덮은 것이 아니라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생각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우려를 표한 검사도 있었다.


임은정 "검찰의 업보, 자성이 먼저"…후배검사들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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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검찰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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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검찰내부망에 '지연된 정의에 대한 자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현 상황의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글에서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고 억울해 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냐"고 했다.

임 부장검사는 최근 법정구속된 김학의 전 차관과 재판에 넘겨진 김대현 전 부장검사 등을 언급하며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난 동료들이 많아 욕 먹을 글인 걸 안다"면서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검사게시판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썼다"고 했다.

임 부장검사의 글에는 그를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 검사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물타기로 들린다"며 "더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검사는 "열기하신 모든 사건을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회사 들어오기도 전의 일이지만 후배들이 그런 부분도 동의 안 하겠느냐. 그런데 하필 월말에 참...부장님이나 장관님이나 에휴..."라 댓글을 남겼다.

이른바 '도가니 사건' 1심 공판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린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 고발자'를 자처하며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상대로 감찰 요청과 고발을 수차례 진행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수사권 오남용'이라 칭하는 등 다소 정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9월 법무부의 '원포인트 인사'로 대검찰청 감찰직에 임명됐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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