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사진=AFP |
최근 뉴욕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중소형주의 선전이 눈에 띈다. 투자자들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점치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수혜주가 될 중소형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소형주 대표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2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이달에만 3.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57%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러셀2000지수가 S&P500지수를 월간 수익률로 5%p 넘게 웃돈 건 4년 전 대선이 있던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대표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지수와 비교하면 수익률이 7.79%p나 앞서는데, 이는 10여년 만에 최대 격차다.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 4.04% 떨어졌다.
러셀2000지수는 뉴욕증시 시가총액 1001~3000위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내수 비중이 크고 마진은 낮아 경기 민감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추가 부양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졌음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성적표다.
러셀2000지수 한달 이동추이/그래프=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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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뒤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쏟아지고 경제 회복이 빨라지면 경기 민감주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장은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할 때 대규모 투자와 부양책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
4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규제 완화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당선에 2016년 11월 러셀2000지수는 수익률에서 S&P500지수를 7.57%p나 웃돌았다. 그러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실현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은 중소형주 투자를 회수했고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016년 대선 후 S&P500지수가 55% 치솟는 동안 러셀2000지수는 31% 오르는 데 그쳤다.
컬럼비아스몰캡그로스펀드의 댄 콜 펀드매니저는 "시장은 바이든의 대규모 재정부양 정책이 증세 여파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신은 최근 헬스장 체인 플래닛피트니스와 세금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인 아발라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봉쇄령 재개는 중소형주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경기 민감주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때문에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가 배포될 때까지 중소형주 상승이 뒷받침되려면 추가 부양책이 필수라고 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선 전 미국 의회에서 추가 부양책이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중소형주가 더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프 부치바인더 LPL파이낸셜 주식전략가는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정상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이 회사는 중소형주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보통'으로 상향했다.
증권회사 에드워드존스 역시 최근 투자자들에게 대형 기술주처럼 최근 수익률이 높았던 영역에서 비중을 축소하고 중소형주처럼 수익률이 저조했던 소외주 비중을 높일 것을 권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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