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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완주 한동네 쌍둥이 아빠 4명 직업은?...모두 ‘굴착기 기사’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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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북 완주 박동춘씨 가족./완주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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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운주면 시골 마을에서는 “쌍둥이를 낳으려면 굴착기 기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처럼 회자하고 있다. 이런 말이 나도는 배경에는 권혁태(57), 박동춘(50), 강호(48), 임철권(36)씨 등 4명의 쌍둥이 아빠가 있다.

300가구 정도가 거주하는 동네인 운주면 장선리와 완창리에 사는 이들은 나이 차이가 있어 최근까지 서로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5년 전 ‘완주 기네스’에 응모한 것을 계기로 공통점이 너무 많은 ‘판박이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우선 4명의 직업이 굴착기 기사다. 자녀가 모두 이란성 쌍둥이라는 점도 똑같다. 맏형 격인 권씨가 1996년에 가장 먼저 이란성 쌍둥이를 얻었고, 6년 뒤인 2002년에 강씨가, 다시 10년 뒤인 2012년에는 박씨와 임씨가 각각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통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운주면 전체 인구(1120가구·1985명)에 굴착기 기사를 50명이라고 가정할 때, 특정 동네에서 같은 업종에 몸담은 4세대가 이란성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대략 0.0019% 정도에 불과하다. 확률상으로 ‘1만분의 2’에 불과해 기적 같은 사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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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임철권씨 가족./완주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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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인의 공통점은 더 있다. 같은 초·중학교(운주초교~운주중학교)를 나와 고등학교는 충남 논산시에서 졸업했다. 서로 반경 2㎞ 안에 본가를 두고 학창 시절을 제외하곤 고향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들은 얼마 전부터 매달 한 차례씩 정기 모임을 가질 정도로 돈독한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 박씨와 강씨는 사무실도 같이 쓰고 있다. 박씨는 “맏형이 개인적 사정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막내 격인 철권이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곤 한다”며 “두 동네에 특히 쌍둥이가 많다는 과학적 분석은 없지만, 쌍둥이 아빠라는 공통점을 알기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2015년 개청 80년을 기념해 완주 기네스 128건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다시 개청 85년을 기념해 완주 기네스 재발견이라는 타이틀로 ‘직업도 같은 쌍둥이 아빠 4명’을 포함한 150건의 기네스를 재선정했다.

[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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