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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삼성전자 "사람 눈 능가 이미지센서 도전" vs SK하이닉스 "화소 경쟁 대신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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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미지센서 사업 주도 임원 진단 엇갈려
삼성 박용인 "이미지센서 화소수 늘리면서 픽셀 작게 줄이는게 트렌드"
SK 김태현 "화소 높이는 방식 기술적 어려움… 인포메이션 센서로 진화"

"사람 눈을 능가하는 6억화소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혁신을 위해 계속 도전할 것이다."(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 2020년 4월)

"화소 경쟁의 시대 가고, 기능 경쟁의 시대 온다."(김태현 SK하이닉스 CMOS 이미지센서 이미지신호프로세서 담당, 2020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미지센서 사업을 주도하는 임원들이 각각 자사 뉴스룸에 이미지센서 관련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반도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임원이 제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미지센서 사업 트렌드와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조선비즈

0.7㎛ 픽셀 크기를 구현한 삼성전자의 4370만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왼쪽)와 올 1분기부터 판매에 돌입한 SK하이닉스의 1.0㎛ 블랙펄 기술을 적용한 이미지센서./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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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를 추격하면서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1억800만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를 선보였고,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초소형 픽셀 시대를 열었습니다. 박 팀장은 "이미지센서의 화소수를 늘리면서 픽셀을 작게 줄이는 트렌드는 2020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메모리 반도체 1등 DNA와 세계 최고 공정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더 작으면서도 성능 좋은 이미지센서’를 만들고 있다"면서 "픽셀 크기가 0.7㎛(마이크로미터)인 이미지센서를 처음 출시한 것도 삼성전자이며, 일부는 0.8㎛가 픽셀 기술의 한계라고 얘기했지만 기술적 한계란 동기부여이자 넘어야 할 숙명"이라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선두권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이미지센서 시장의 ‘다크호스’로 불립니다. 올 1분기부터 1.0㎛ 블랙펄 기술을 적용한 800만~2000만화소 이미지센서 신제품 4종의 판매에 돌입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0.8㎛의 픽셀 크기로 4800만화소를 구현한 이미지센서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김 담당은 "이미지센서의 화소를 높이는 방식의 시도는 조만간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는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를 중심으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쟁 양상이 바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미래의 이미지센서는 화질 향상에 국한되지 않고 고도의 부가 기능을 지원하는 인포메이션 센서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소와 회로를 별도의 기판에서 구현한 다음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스택 센서’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화소와 회로를 동일한 기판에서 구현하는 재래식 센서보다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AI) 등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데 유리하다고 합니다.

이미지센서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축적한 우리 기업들이 도전하기에 유망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불립니다. 향후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으로 응용 분야가 확대될 것입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이미지센서 강자인 소니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노후화된 D램 라인과 공정 기술을 가진 삼성전자는 이미 소니를 위협할 수준에 도달했고, SK하이닉스도 향후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설성인 기자(s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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