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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해외부동산] 코로나에도 美 주택판매 급증…비대면 기술 `프롭테크`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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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에서 주말 진행되는 오픈 하우스(Open House)는 일반적인 진행과정이다. 주말이면 곳곳에 오픈 하우스 사인과 함께 매매를 기다리는 집들이 새로운 집주인 후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픈 하우스를 진행하기 전에 깨끗한 집을 선보이고 싶은 매도인들은 미리 손볼 곳들을 손보고, 페인트도 깔끔하게 칠하고, 지저분한 물품들은 상자에 담아서 한쪽 창고에 넣어두는 등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홈스테이징(Staging)을 해서 보기 좋은 집으로 미리 만들어 놓는 노력이 숨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난 3월부터 공개적인 오픈 하우스는 할 수 없고 개별적인 쇼잉도 PEAD(Property Entry Advisory and Declaration)를 작성한 후 미리 예약된 사람에 한해 3인 이하로만 가능도록 했다. 한창 매매가 진행되어야 할 시기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다.

어느덧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10월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저금리 주택담보대출 덕분에 미국 부동산의 9월 판매는 14년 만에 최고 속도로 급증했다. 9월 기준 미국에서 기존에 소유했던 주택 판매량은 계절적으로 조정된 연평균 654만건으로, 전달보다 9.4% 늘었다. 2006년 이후 가장 빠르며 4개월 연속 판매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21%나 많은 수치이다.

이러한 주택 매매는 저금리가 큰 역할을 했지만 숨어 있는 조연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기존의 중개플랫폼을 넘어서는 부동산 스타트업인 프롭테크(Proptech)의 활약상을 살펴보고 싶다.

지난 3월과 4월 오픈 하우스를 못 하게 되자 거래량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한계점을 온라인 가상투어(Virtual Open House)로 극복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온라인 가상투어는 기존에도 진행되었던 방식이다. 그러나 집은 직접 가서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고만 할 뿐이지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직접 집을 보는 것에 제한이 생기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온라인 가상투어로 흘러들게 된 것이다.

온라인 가상투어는 360도 사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가능하다. 온라인 가상투어는 이제는 옵션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서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곳만 보여주는 동영상과는 다르게, 매수자 입장에서 본인이 원하는 실내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자가 쉽게 촬영할 수 있는지, 촬영되는 곳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이용자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드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이 부분에 3D 관련 프롭테크 업체들이 집중을 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과 현실 세계에서 가상정보를 더해 보여주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을 혼합한 기술인 혼합현실(MR·Mixed Reality)에 집중하는 프롭테크들도 있다. 몸은 한국에 있지만, 미국에 있는 집들을 온라인에서 투어하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머지않을 거라 확신한다.

온라인 가상투어가 있는 것을 3D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곳이라면, 앞서 이야기한 홈스테이징을 손수 가구나 소품들을 배치하지 않고, 가상으로 만들어 주는 프롭테크도 있다. 밝은 느낌이 나도록 가구를 재배치해주거나 색상을 바꿔주고, 소품들도 현재 트렌드에 맞춰서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시켜 주는 것이다. 아직 실제 사진보다는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기존 홈스테이징 비용의 5분의 1~10분의 1 수준이고, 매도자 입장에서는 별도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개팅에서 사진만 보고 너무도 마음에 들었던 상대방을 실질적으로 만났을 때 사진과의 다른 모습에 실망했던 경험이 있었던 분들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이야기를 적극 공감할 것이다. 매수자 입장에서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어 했는데 연출이 아닌 실제 집의 휑한 실내를 본 후 느끼는 감정과의 괴리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앞선 프롭테크 업체들이 집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면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프롭테크 업체들도 있다. 집 안 모든 것들을 스마트폰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반의 업체들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여행을 가더라도 시간에 맞춰 애완동물 먹이의 양을 조절해서 주는 것, 장을 볼 때 냉장고에 어떠한 음식들이 얼마만큼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 정수기 등 필터의 교체시기에 맞춰서 온라인 주문을 해주는 것 등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너무도 기대되는 분야이다.

흔히 미국의 부동산 계약은 '책 한 권을 쓴다'고 한다. 확인해야 할 서류들이 그만큼 많다. 이러한 많은 양의 서류들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부동산 거래를 하면 관리가 편해지고 이에 더해 소유권, 유치권 등을 기록하고 추적 관리한다면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효율성이 증대되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경우 현재 많은 연구가 되고 있지만 현실에서 많이 활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되나, 그만큼 앞선 기술들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프롭테크 업체들이 기존 업체들과의 업무 충돌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또 다른 필요에 의해서 다시 만들어지며, 그렇게 다듬어지면서 세상을 발전시키고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 차원에서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갖추고 이해상충에 대한 부분을 통제·관리해주고 협상의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분명히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스타트업인 프롭테크,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있다. 가야 할 길이 많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어태수(에릭 어) RE/MAX 메가그룹 아시아담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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