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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2주만에 니스서 또 참수, 아비뇽은 흉기테러…충격의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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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 성당서 미사 중 최소 셋 사망

리옹선 아프간 청년이 흉기 난동

사우디 주재 영사관 경비원도 피습

2주 전 참수 이후 마크롱 강경책

이슬람국 반발 속 연쇄 테러 가능성

중앙일보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29일 오전(현지시간) 테러로 의심되는 흉기 공격이 발생해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숨졌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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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공격당했다. 본토의 성당과 행인들이 오가는 거리들, 해외 공관 등 불과 하루 사이 네 곳이 타깃이 됐고, 최소 3명이 숨졌다.

프랑스 르 피가로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지중해 연안 도시인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 안팎에서 미사가 시작된 직후 테러로 의심되는 흉기 공격이 일어났다.

사망자 세 명 중 한 명은 70세 정도의 여성으로, 새벽기도를 위해 동틀 무렵 성당을 찾았다. 목이 심하게 그어져 사실상 참수된 것으로 추정되며, 시신은 성수를 넣어 두는 세례반 옆에서 발견됐다.

성당 안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다른 한 명은 45세 남성으로 성당 관리인이었다. 슬하에 두 딸을 뒀으며, 성당에서는 10년 동안 일했다.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그의 부인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또 다른 희생자는 약 30세 여성으로 흉기에 몸을 여러 차례 찔렸고, 근처에 있는 카페로 도망쳤으나 부상이 심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범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역 경찰에 의해 약 10분 만에 체포됐는데, 검거 과정에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범인은 흉기 공격 전후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치료받는 중에도 이를 멈추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범인은 25세며 자신의 이름을 ‘브라힘’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며 “이번 사건은 대규모 테러그룹(terrorist enterprise)과 연계된 살인 혹은 살인미수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불과 몇 시간 뒤 프랑스 남부 아비뇽에서도 테러로 의심되는 공격이 발생했다. 한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외치며 행인들에게 무기를 휘둘렀고,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섬광탄을 쏴도 용의자가 무기를 버리지 않자 경찰은 오전 11시 15분 발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리옹에서도 프랑스 정보당국이 평소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주시하던 남성이 칼로 무장한 채 체포됐다. 르 피가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26세 남성이 젤라바(아랍식 남성용 긴 상의)를 입고 트램 역 근처에서 칼을 휘두르다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는 프랑스 영사관이 공격당했다. 사우디프레스통신에 따르면 29일 40대 사우디아라비아 남성이 날카로운 물건을 휘둘러 공관 경비가 다쳤다. 용의자는 공관을 경호하던 현지 경찰에게 체포됐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이날 모든 프랑스령에 경계경보시스템인 비지피라트의 최고 단계인 ‘공격 비상’을 발령했다.

네 사건이 연관됐는지, 동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잡지 만평을 수업 교재로 활용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된 지 2주도 안 된 데다 같은 날 몇 시간 차이로 발생한 공격들이라 프랑스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파티가 사망한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이슬람 강경책을 발표했고,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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