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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필코 안정” 말했는데, 전셋값 5년만에 최대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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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0.22% 올라, 상승폭 더 커져

임대차 2법 시행으로 매물 실종

갱신청구권 영향 2년 뒤 값 더 뛸듯

정부, 시장 우려에도 법 밀어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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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한 28일 서울 시내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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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하게 아파트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22% 올랐다. 주간 전셋값 상승 폭으로는 2015년 4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7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는 0.1% 상승해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경기·인천을 합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3% 뛰었다. 전주(0.21%)보다 상승 폭이 확대했다. 서울에선 강남(0.18%)·송파(0.19%)·서초구(0.16%) 등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도봉구(0.09%)는 전셋값 상승 폭이 전주보다 0.03%포인트 커졌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 7월 말 ‘임대차 2법(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을 전격 시행하면서 전세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크게 줄었다는 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존 전세 세입자 중에는 계약 기간이 만료될 때 계약갱신 청구권(2+2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잇따른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은 전세보다는 당장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월세(반전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신규 아파트의 전세 매물 공급은 줄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직방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1개 단지, 296가구에 그친다. 2018년 4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적다. 내년도 문제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을 2만6940가구로 집계했다. 올해보다 44% 줄어든 규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연말에는 입주 물량이 몰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런데도 올해는) 지난 5년 평균보다 입주 물량이 30% 이상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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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는 ‘전셋값 안정’을 공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의 주거안정에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임대차 3법(임대차 2법+전·월세 신고제)을 조기에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임대차 관련 법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올해) 계약갱신 청구권을 적용한 전세 매물은 2년 뒤에 시장에 풀린다”며 “이때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임대료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3년 뒤 서울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도 부족할 것으로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로 집을 지을 만한 빈 땅이 부족한 서울에선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주택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각종 규제로 수익성이 나빠진 재건축 조합들은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9~10월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2개 단지, 1000여 가구에 그쳤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집주인이 주택을 보유하는 비용이 늘면 결국 세입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된다”며 “이 상황에서 공시가격까지 인상되면 전·월세 비용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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