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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천정배 사위 “추 장관, 정권 안 따르는 검사 압박이 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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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검찰 덮어버리는 건 잘못

나도 역시 커밍아웃하겠다”

조국·추미애 전·현 법무장관

전날 추 장관 비판한 평검사 협공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장관이 전날 추 장관을 비판했던 평검사에게 이른바 ‘좌표’를 찍었다. 추 장관은 29일 페이스북에 전날 자신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적었다.

추 장관이 첨부한 기사는 이 검사가 과거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우려해 피의자를 협박죄로 구속한 뒤 20일간 독방에 수감하면서 가족들의 면회나 서신 교환을 막았다는 내용이다. 조 전 장관도 이 기사를 첨부하면서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이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게시판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추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검사라 파장이 컸다.

하지만 추 장관의 ‘좌표 찍기’는 검사들의 추가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형사1부 검사는 29일 오후 검찰 내부통신망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이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핵심적 철학과 기조가 훼손됐다’고 밝힌 것이 개혁과 무슨 관계냐”며 “혹시 장관님은 정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좌천시키거나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고 반문했다.

그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독일,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법무부는 (조국) 전 장관 수사 이후 수사지휘권을 남발하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을 압박한다. 검사들의 편을 가르고 정권에 순응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검사들에 대해서는 검찰개혁 반발 세력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최 검사는 “저도 이 검사처럼 현재와 같이 정치권력이 이렇게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 생각한다.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고 밝혔다.

최 검사의 글에는 “그 뜻을 지지한다. 나 역시 커밍아웃하겠다”, “커밍아웃하면 구린 것이 많아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무도함과 치졸함, 그리고 반민주적인 행태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인듯하므로 커밍아웃한다” 등 공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검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현직 장관들이 총장도 아닌 평검사에 대해 좌표를 찍고 비난하는 시대가 됐다”고 한탄했다. 한 차장 검사는 “치사하고 졸렬한 장관들”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박사라·김수민·나운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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