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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국 성장률 33.1% 치솟았지만…커지는 'W자 더블딥'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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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 3분기 성장률 연율 기준 33.1%

1947년 이후 성장률 최고치 기록했지만

2차 팬데믹 충격에 추가 부양책 부재까지

'V자 반등' 해석 무리…'W자 더블딥' 무게

실업 지표 개선됐지만…여전히 역대 최악

이데일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소속의 스페셜리스트인 그레그 멀로니가 28일(현지시간) 객장 내의 거래 포스트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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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충격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2분기와 비교해 빠르게 반등한 것이다.

다만 ‘V자형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2차 팬데믹 충격 탓에 ‘W자형 더블딥(일시 회복 후 다시 침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기류다. 미국 증시는 3분기 성장률 수치를 확인한 이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3분기 연율 기준 성장률 33.1%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3.1%를 기록했다. 이는 1947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한 것이다. 직전 최고치는 1950년 1분기(16.7%)였다. 그 이후 1950년 3분기와 1978년 2분기 각각 16.4%씩 성장한 적도 있었지만, 단박에 30% 이상 기록한 경우는 없었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충격파에 지난 1분기 -5.0%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팬데믹이 절정에 달한 2분기에는 -31.4%까지 추락했다. 2분기 당시 -31.4%는 역대 최악의 경제 성적표였다.

이번 반등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연율 기준 31.8%였다. 다우존스는 32.0%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미국 경제가 반등 조짐을 보인 것은 3분기 중 경제 재개로 미약하나마 소비가 살아난 덕이다. 소비는 미국 GDP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성장 동력이다. CNBC는 “3분기 성장은 미국 내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라며 “술집과 식당은 영업을 재개했고 상점도 문을 열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1.8로 전월(86.3)과 비교해 큰 폭 뛰었다.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V자 반등 기조로 보는 건 무리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이날 수치는 2분기 최악의 침체와 비교해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GDP 규모, 다시 말해 경제 주체들이 만들어낸 최종 생산물의 가치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다. 팬데믹 이전의 경제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WSJ가 내다본 올해 성장률은 전년 대비 -3.6%다.

게다가 현재 미국은 2차 팬데믹 공포에 떨고 있다. 대선 불확실성으로 코로나19 부양책이 연내 처리될 가능성 역시 낮다. 이런 탓에 4분기 미국 경제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W자형 더블딥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성장률 헤드라인은 매우 화려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고 새로운 부양책은 처리되지 않은 만큼 4분기 성장은 (상대적으로) 정체할 것”이라고 했다.

2차 팬데믹 충격, 부양책 처리가 관건

이날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실업 지표 역시 비슷한 신호를 줬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5만1000건으로 전주(79만1000건) 대비 4만건 줄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한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77만8000건)도 하회했다.

미국은 3월 중순께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비필수 업종에 대한 셧다운을 실시했고, 3월 셋째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30만7000건까지 폭증했다. 같은달 마지막주에는 무려 686만7000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팬데믹 이전 주간 신규 실업자는 통상 20만명 남짓이었다.

4월부터는 다소 감소세를 보이며 8월에는 100만건 미만까지 내려왔고, 그 이후 주당 80만건대를 기록했다가 최근 2주간 다시 70만건대로 줄었다.

하지만 팬데믹발(發) 실업 문제가 예년만큼 개선된 건 아니다. 여전히 역대 최악인 탓이다. 올해 팬데믹 이전 주간 실업수당 신청 최대치는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첫째주 당시 69만5000건이었다. 현재 실직자 규모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환자 급증과 바이러스 억제를 위한 새로운 조치가 추후 몇 주 안에 다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급증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개장 전 주요 지표를 확인한 뉴욕 증시는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4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4% 상승한 2만6583.63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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