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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검사들 잇따라 ‘반기’… 조국·추미애, ‘좌표’ 찍고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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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인사농단”·“檢개혁 실패” 맹비판

세계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각각 작심한 듯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대며 ‘전면전’을 치른 가운데, 일선의 현직 검사들이 잇따라 법무부를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눈길을 끈다. 일선 검사들이 검찰 인사부터 검찰 개혁까지 전방위에 걸친 비판을 쏟아낸 것을 두고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좌표찍기’와 협공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대전지검 형사3부장은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어제 저희 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간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법무부가 파견 검사가 소속된 검찰청과 상의도 없이 인사를 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며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인사를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건 마치 박근혜정부의 ‘최모씨(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인사농단’ 느낌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재직할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수사를 책임졌고,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사건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 등에 참여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다.

그는 이어 “경위 파악을 위해 대검에 알아보려고 하니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은 모르고 있더라”며 “법무부가 탈검찰화한다고 애쓴 게 몇 년째인데 굳이 일선에서 고생하며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검사를 빼가느냐”고 지적했다. 이 부장검사가 반발한 데에는 법무부 감찰관실이 윤 총장을 겨눈 감찰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 감찰관실은 추 장관의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이 (윤 총장이 지검장으로 재직한) 2018년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의뢰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감찰 중이다. 이종근 형사부장은 지난 8월 추 장관이 단행한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앞서 전날에는 이환우(43·〃39기)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가 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현 정권과 추 장관 등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내년부터 시행될 (검경) 수사권 조정, 설치 예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시스템 변화에도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이미 시그널은 충분하고 넘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이 검사는 “검찰 개혁에 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향후 공수처 수사의 정치적 중립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 검사는 추 장관을 향한 작심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누르겠다는 권력 의지도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는 제가 평가할 바가 못 되나,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에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를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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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검사(왼쪽 첫 번째).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지난해 보도된 한 기사 링크를 올리며 속칭 좌표찍기에 나섰다. 해당 기사는 2017년 인천지검 강력부 소속 한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막으려고 피의자를 구속하고 면회나 서신 교환을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다. 추 장관도 잠시 뒤 SNS에 해당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검찰)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적었다. 두 전·현직 장관의 SNS에는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이 검사를 비판하는 댓글이 주로 달렸다.

검찰 내부에선 또 다시 반발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최재만 춘천지검 형사1부 검사(47·〃36기)가 이프로스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추 장관을 비판했다. 최 검사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저도 커밍아웃하겠다”고 밝힌 최 검사는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일침을 놓은 뒤 “현재와 같이 정치 권력이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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