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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국·추미애, ‘검찰개혁 실패했다’는 평검사 비판…검찰 내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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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법무, 해당검사 비위 의혹 거론

천정배 전 장관 사위 검사, 법무부 비판


한겨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 설명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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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현직 평검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시에 비판해 입길에 올랐다.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나쁜 선례라는 생각에 동조한다’며 추미애 장관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오전 8시께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글과 함께 한 언론사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어 40여분 뒤 추 장관도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글을 달았다. 이 기사는 2017년 인천지검 소속의 ㄱ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을 폭로하겠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죄로 체포된 피의자를 20일 동안 독방에 구금하고 면회를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다. 기사 속에서 ㄱ검사는 “본인의 동의를 거쳐 독방 수용과 함께 접견·교통권을 제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페이스북에서 “이환우(44·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가 당사자”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게시판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추 장관을 비판했다. 이 검사는 글에서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이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이 검사를 비판했던 과거 기사를 공유하고, 추 장관은 이를 받아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 검사를 ‘개혁 대상’으로 적시한 것이다.

이 검사를 지지하는 다른 평검사의 글도 검찰 내부망에 올라왔다. 최재만(48·36기) 춘천지검 검사는 이날 오후 4시14분께 올린 ‘장관님의 에스엔에스(SNS) 게시글에 대하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지 감히 여쭤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최 검사는 소추(형사사건의 공소를 제기하고 소송을 수행하는 일)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는 것이 “선진국가의 표준”이라며 “그런데 법무부는 전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수사지휘권을 남발하며 인사권, 감찰권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을 압박하고, 비판적인 검사들을 검찰개혁에 반발하는 세력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검사는 2005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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