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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은 친선 과시, 한·미는 이상 징후… 위기의 ‘줄타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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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 우리 정부가 미국의 반중(反中) 캠페인 동참 요청에 난색을 보이는 가운데, 북·중 간 밀착은 날로 강해지는 모습이다. 어정쩡한 ‘줄타기 외교’를 고집하다 미·중 양쪽의 외면을 받고 남북 관계의 주도권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두 차례 친서 교환… 북·중 우호 연일 과시

조선중앙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新)중국 건국 71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축전에 답전을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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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 오른쪽)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얘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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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24일 자로 보낸 답전에서 “전통적인 친선을 대를 이어 계승 발전시키며,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에게 보다 훌륭한 복리를 마련해주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최근 중국의 6·25 전쟁 참전 70주년을 고리로 연일 친선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달에만 두 차례에 걸쳐 친서를 주고받으면서 대내외에 북중 친선 관계를 연일 부각하고 있다. 미·중 갈등 속 우군이 필요한 중국과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미는 反中 캠페인 놓고 이상 징후

이런 가운데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MBN과 동아시아연구원이 개최한 외교전략포럼 기조 발언에서 미·중 갈등으로 한국이 압박받는 외교 상황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선택지를 제약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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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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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안보는 한미 동맹, 경제는 개방’이라는 대원칙 아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단 뜻으로 해석됐다. 최 차관은 “한미 동맹을 서로 도움 주고 도움 받는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고 성숙한 단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한국의 줄타기 외교가 미·중 양쪽에서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아시아 4국 순방에 나서면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우리 외교의 근간이 되는 한미 동맹의 이상 징후가 빈번하게 감지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초에도 한국을 건너뛰고 도쿄만 방문해 다자안보협의체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 “美 인도·태평양 전략서 한국 소외”

우리 정부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이 호주·일본·인도 등 쿼드 회원국들은 결속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쿼드 회원국들은 다음 달 인도양과 아라비아해에서 열리는 군사훈련 ‘말라바르’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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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방문한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왼쪽) 국방장관이 27일(현지 시각)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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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과 인도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연례·국방장관(2+2) 회의를 열어 위성 정보 공유와 무기 구매 등 군사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미국과 인도가 최근 2년 사이 세 차례나 2+2 회의를 개최한 반면, 한·미는 2015년 2+2 회의 때 이를 정례화하기로 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마이클 그린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26일(현지 시각) 논평을 통해 “일본이 동남아의 지역 안보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호주, 일본 등 동맹 간 협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해선 “(특별한 교류나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 없는) 평행 놀이(parallel play)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미·일 양국이 ‘자유롭고 열려 있는 인도·태평양’ 원칙에 따라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기서 소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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