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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택배노동자 15번째 사망…“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이 부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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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택배노동자가 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29일 ‘15번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한진택배 간선차 운전노동자 고 김OO 과로사 관련 성명’을 냈다. 대책위는 “지난 27일 한진택배 간선차 운송노동자 고 김OO님이 자신의 차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결국 사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1시24분쯤 대전 유성구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쓰러져있던 한진택배 노동자 김모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다. 대책위는 이로써 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가 총 15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지난 26일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택배연대 노조원이 김해 지역의 택배 물류 분류작업 실태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대책위는 “고객에게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노동자의 죽음이 알려진 뒤 물류창고에서 분류작업을 하는 분류노동자, 허브터미널과 서브터미널을 오가며 밤새도록 운전했던 운송노동자 등 택배업계에 종사하던 분들의 죽음도 계속되고 있다”며 “택배업계의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이 부른 참사”라고 했다.

대책위는 이어 “과로사의 여부는 지병의 유무가 아닌 고인의 노동시간, 노동강도 즉 노동현실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한진택배는 지병 운운할 것이 아니라 죽음을 부르는 처참한 자신의 택배현장을 돌아보고, 택배현장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대전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사른 전태일 열사 50주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반세기가 지난 오늘도 기계처럼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 무수히 많은 죽음들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했다.

한진택배는 지난 26일 심야배송을 전면 중단하고, 택배 분류 지원 인력 1000여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택배노동자 과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생명과 안전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치이며,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조건은 국제인권조약과 국제적 노동기준 등이 보장하는 모든 노동자가 누려야 할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중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상태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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