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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재판, 마지막까지 ‘표창장 사본’ ‘포렌식 보고서’ 놓고 열띤 공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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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9일 공판기일에 참석하고자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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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29일 열린 33차 공판에서도 동양대 표창장을 두고 검찰과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이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서증조사에 나선 변호인단은 지난 공판에서 검찰이 시연한 표창장에 대해 “실제 표창장 사본과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며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결국 재판부가 나서 “전문가를 선정해 구체적 판단을 담은 확인서를 내라”고 주문했다.

“표창장 위조 시연 허위”vs“원본 제시해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시연으로 만든 표창장과 서울대와 부산대에서 압수한 표창장을 나란히 제시하며 “최우수 봉사상이나 표창장 본문 글자를 육안으로만 봐도 글자의 진한 정도 등이 현저히 차이가 난다”면서 “검찰이 조시 기일에 시연하며 제출한 건 대학원에 제출한 표창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정 교수 컴퓨터의 표창장 PDF 파일을 동양대 상장 용지에 인쇄해 보였다. 이는 PDF 파일을 인쇄할 경우 상장 용지 하단 부분의 은박 부분과 총장 이름과 직함이 적힌 부분이 겹쳐 제대로 된 표창장을 만들 수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변호인은 “PDF 파일은 ‘한글’처럼 여백 조절 출력 기능이 전혀 없다”면서 “PDF파일은 압수 파일의 원본이 아닌 게 명백하며,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러한 정 교수 측의 주장에 대해 “PDF 아크로뱃리더에서도 여백 조정이 가능하다” “(글자크기의 경우) 프린터 잉크 분사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하며 “(정확히) 비교하려면 원본을 가지고 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정 교수 측 주장은) 교통사고가 났는데 스크래치까지 미세하게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억지”라고 꼬집었다. 지난 공판에서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컴퓨터에 있던 정 교수의 딸 조씨의 표창장 파일의 작성 과정을 타임라인 형식으로 제시하며 프린터를 가져와 표창장 위조 과정을 직접 시연한 바 있다.

정 교수 측은 또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분석보고서에 대해 “객관적인 과학 기술 감정인의 지위가 아닌 피고인의 유죄 심증을 전제로 억지로 끼워맞춘 대목이 다수 발견됐다”면서 “분석관의 보고서는 전문성 보고서로 재판의 객관적인 증거이지 결코 검찰의 공소장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고서가) 허위 공문서에 해당한다고 보고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표창장 위조와 컴퓨터의 사용 장소 등을 놓고 기술적인 공방이 벌어지자 재판부는 발언은 제지하며 “양측 모두 객관적인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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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 박 의원은 8일 이 사진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후보자 또는 후보자 딸이나 검찰에서 입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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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떨어지는 거 아니냐” 檢 발언 논란

치열한 공방 과정에서 검찰이 실언을 하는 일도 있었다. 포렌식 보고서의 허위성을 주장하던 변호인에게 검찰이 “지난 공판에서 피피티로 설명을 했었다”면서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받아친 것이다. 재판부는 “그런 표현을 하지 말라”며 곧장 주의를 주며 오전 재판이 마무리 됐지만 발언에 대한 여파가 오후까지도 이어졌다.

정 교수 측은 점심 시간이 지난 후 “오전 재판에서 검사가 듣기 좀 민망한 말씀을 하셨다”고 운을 떼며 “검사와 변호사가 법정에서 이렇게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다 보면 때론 날선 공방도 하고 경우에 따라 경계를 넘나드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오전 발언은 경계를 많이 넘어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30여년 법정에 있으면서 공안사건은 이보다 훨씬 날 세우며 대립한 경우도 있었지만 오늘처럼 개인적인 비난이나 모욕주는 경험은 얼마 없었다”면서 “오전에 순간적으로 대단히 당혹스러웠는데 강요는 아니지만 검사가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제의 발언을 한 검사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재판장도 했고 법조 선배이신 변호인도 말하셔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 “다만 흥분의 배경은 검찰 공무원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고 그에 대해 고발하겠다고 압박을 주셔서인데, 우리가 특정 목적을 갖고 하는 게 아니고 공무수행을 하는 것인데 (그걸) 폄하한 것에 대해 다소 마음의 격동이 있었다”고 답했다.

정경심 측 증거 ‘70여개 제출’ 檢 반발

한편 이날 변호인의 서증조사에 앞서 정 교수 측이 새롭게 제출한 수십여개의 증거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주 내에만 대충 봐도 70여개의 증거가 제출됐다. 지난 9개월간 재판 진행 과정에서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유리한 증거를 신청할 충분한 기회와 기간을 제공했다”면서 “오늘 서증에 이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재판부는 물론 검찰도 증거의 취득 경위와 진위 여부 등이 전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의로 증거를 제출해 공판을 지연할 경우 (재판부의) 결정으로 각하할 수 있다”면서 “이번 신청 증거들도 각하결정의 대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출된 증거 중 9개의 진술서에 대해서도 “목차를 작성한 것과 전부 지장을 찍은 것 등 마치 한 사람이 제출한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 교수 측은 이에 대해 “매주 재판이 진행되다 보니 확보한 증거들을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했는데 최근 2주 단위로 기일이 여유롭게 잡혀 준비할 수 있었다”며 증거 제출에의 이유를 밝혔다.

정 교수 재판의 결심 공판은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으나 재판부는 추가 증거에 대한 양측의 의견서를 같은달 12일까지 참고할 방침이다. 1심 선고는 이르면 12월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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