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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깎아주나요?" 희비 엇갈리는 6억~9억 집주인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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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저랬다 분통터져”…‘예측 가능성 부족’ 반발

6~9억원 공동주택, 전국 2.6%…절반넘게 서울 집중

1가구 1주택자만 감면…지방 다주택자 역차별 논란도

인하율도 차등? “오히려 불공평” vs “누진세니 괜찮아”

[이데일리 김미영 김나리 기자] “가뜩이나 집값이 안올라도 재산세가 오른다고해서 속상한데 세금 깎아준다고 했다가 아니랬다가 오락가락하니 더 분통이 터져요.”(서울 강동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주민)

정부여당의 재산세율 인하 발표가 늦어지면서 공시가격 6억~9억원 이하인 집을 가진 이들은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매년 불어날 재산세의 일부라도 감면 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어서다. 당정간 엇박자로 혼선이 야기되면서 집주인들 사이에선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없다’는 불만이 더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1주택자에게만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기로 해, 지방 소재의 다주택자간 역차별 논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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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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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이하도 전국 95% 차지…2.7% 놓고 ‘이견’ 못좁혀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재산세 관련 논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1주택자 중 재산세율 인하대상 기준(공시가 6억원 또는 9억원) △재산세 인하율(0.05%포인트) 일괄 적용 또는 구간별 차등 적용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재산세 인하 기준은 결정이 안됐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쪽으로 할 것”이라며 “세율 부분도 공시가격 구간별로 조정하자는 의견과 동률로 하자는 의견으로 갈려 당정청이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선 향후 10년에 걸쳐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시세 90%까지 현실화하는 동시에, 세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가 6억원 이하 1주택자에만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낮춰주기로 방향을 정했다. 하지만 최근 ‘미래주거추진단’ 출범 준비 등 부동산정책의 주도권 잡기에 나선 여당 일각에서 재산세율 인하 대상을 ‘9억원 이하’까지 확대하자고 요구해 발표 시기 및 내용이 불확실해졌다.

정부 방침대로 ‘6억원 이하’를 기준 삼으면 재산세율 인하 혜택을 받는 공동주택은 전국 1131만 5576가구다. 국토부가 9월 발간한 ‘올해 부동산가격공시 연차보고서’에서 밝힌 수치다. 전국의 총 공동주택(1382가구9981가구)의 95.08%에 해당한다.

여당 일각의 주장대로 ‘9억원 이하’까지 확대한다면 수혜 대상이 97.77%(1352만817가구)로 늘어난다. ‘6억~9억원 이하’에 37만2588가구가 속해 있어서다. 전국 공동주택의 2.69% 수준이다. 100가구 중 고가주택을 보유한 3가구 정도만 빼고 모두 혜택을 보게 되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공시가 6억~9억원 이하인 가구의 절반 이상은 서울에 몰려 있단 점이다. 서울(24만5095가구)은 전국의 66%를 차지하고, 이어 경기도(10만1841가구)가 27%로 서울·경기만 93%다. 재산세율 인하 대상 확대는 수도권 주택 보유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 중심으로 ‘9억원 이하’ 주장을 펴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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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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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강화 포기하나” vs “체감 효과 내려면 9억으로”

정부 일각에선 재산세를 종합부동산세처럼 다주택자와 1주택자에게 각기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체계로 아예 바꿀 수 있단 얘기도 들린다. 정부여당이 실거주하는 1주택자에만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겠단 의지가 강해서다. 이 경우엔 재산세가 복잡하게 바뀐다. 현행 재산세율은 △과세표준 6000만원 이하 0.1% △60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 0.15%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0.25% △3억원 초과 0.4%다. 보유 주택 수에 따른 차이는 없다. 주택수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바꾸면 1주택자에겐 최대 0.05%포인트를 깎아주고, 다주택자에겐 기존 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서울에서 공시가격 6억원짜리 집을 한 채 가진 이는 매년 십수만 원씩 혜택을 보지만 지방에 2억원짜리 집 두 채를 가진 사람은 아무 혜택을 받지 못해 역차별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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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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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산세 인하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를 놓고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보유세 강화라는 대원칙을 세워둔 정부여당이 정치적인 고려로 재산세 경감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정책 방향성을 잃었다”며 “시가 13억원 정도인 집까지 보유세를 깎아준단 건 보유세 강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6억원 이하는 세부담 증가 상한율을 적용하면 재산세 감면을 해줘도 효과가 너무 낮다”며 “9억원 이하로 기준을 올리면 체감하는 효과가 더 커지니, 당의 요구가 더 맞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이미 6억원을 넘어서서 당연히 9억원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당에서 저울질 중인 재산세율 인하 차등 적용을 두고도 입장차가 났다. 김우철 교수는 “편익과세 원칙으로 가야지 차등을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나치게 세제를 차등화하면 재산세 공평성 원칙에 어긋나고 조세저항이 나와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반면 임동원 연구위원은 “어차피 누진세 구조이기 때문에 차등을 두는 게 나쁘지 않다”며 “중위가격을 더 많이 감면해주되 2개 구간 정도로만 차등을 두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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