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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2020 미국 대선

경합주·청년층 사전투표 쇄도… 4년 전 투표율 절반 넘었다 [2020 美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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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0만명 돌파… 역대 최고 투표율 전망

트럼프 ‘코로나 최악 대응’ 오명

경합 텍사스 91%·플로리다 72%

‘러스트 벨트’는 상대적으로 낮아

4년 전 기권했던 유권자 대거 참여

이들 중 민주 지지자 공화의 2배

공화당 지지자 선거 당일 몰릴 듯

세계일보

보수 텃밭서도 접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28일(현지시간) 보수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 애빌런의 한 공원에 모여 손 팻말을 든 채 바이든 캠프 유세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애빌런=AP연합뉴스


최악의 코로나19 피해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최고의 사전 투표 기록이 연일 경신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가면 무난하게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70년대 이후 역대 미국 대선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선거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맞붙었던 2008년 대선으로 61.65%를 기록했다. 오는 11월 3일의 대선일을 5일 남겨놓은 28일까지 사전 투표자는 7300만명에 이르러 2016년 대선 전체 투표수의 53%를 넘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특히 경합 주에서 거센 사전 투표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전체 투표와 비교할 때 이날까지 사전 투표 비율은 텍사스 91%, 조지아 77%, 노스캐롤라이나 76%, 플로리다 72%, 애리조나 68%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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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서부 지역과 쇠락한 공업 중심주인 러스트 벨트에서의 사전 투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 대선 전체 투표와 비교할 때 사전 투표 비율은 경합 주인 위스콘신 52%, 미시간 46%, 오하이오 42%, 펜실베이니아 32%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가 사전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공화당 지지 유권자는 대선일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WP가 지적했다. 사전 투표 비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는 어차피 대선에서 투표할 사람들이고, 이들이 서둘러 우편 투표 등 방식으로 한 표를 행사했을 수 있다.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경합 주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사전 투표 비율이 올라가 민주당과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의 사전 투표 참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전체 사전 투표에서 흑인 비율은 조지아 29%, 노스캐롤라이나 20%로 집계됐다. 흑인은 대체로 투표 당일 직접 투표를 선호한다고 WP가 지적했다. 2016년 대선 당시에 기권했던 유권자가 이번에는 대거 사전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사전 투표자 중 지난 대선에서 기권한 사람은 1500만명에 이르고, 이들 중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에 비해 2대 1 비율로 많다고 WP가 보도했다.

젊은 층의 사전 투표 쇄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 11일 전 기준인 지난 23일 현재 18~29세 청년층 유권자 중 500만명 이상이 사전 투표를 마쳤다. NBC방송의 집계에서도 지금까지 사전 투표를 끝낸 18~29세 유권자가 600만명을 넘어 4년 전 200만명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CNN방송의 한 여론조사에서 18~34세 청년 중 적극적 투표층이 51%로 4년 전 30%보다 많이 늘어났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 비율이 올라가면 대체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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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웜스프링스의 마운틴 탑 인 앤드 리조트에서 유세하고 있다. 웜스프링스 AFP=연합뉴스


미 대선 막판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줄 광고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분석기업 ‘애드버타이징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는 대선일 전 마지막 주 TV와 디지털 광고에 5100만달러(약 578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이는 트럼프 캠프 및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광고에 투입하는 비용 2600만달러(약 295억원)의 2배가량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캠프가 경합주인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는 물론 보수 진영 텃밭인 텍사스에서도 100만달러(11억원) 규모의 광고를 계획하는 등 지출 규모뿐 아니라 범위에서도 우위라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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