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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주총 D-1…“총수 위한 분할” 비판에 외국인 표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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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총회 임박…판세는?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일 아침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에서 열리는 총회에는 주주뿐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 모두의 시선이 쏠립니다. 물적 분할을 통한 기업공개나 모회사와 자회사의 별도 상장은 국내 기업의 해묵은 기법들인데 일종의 심판이 내려지는 사건으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월 5일 기준으로 우선주 포함, LG화학의 주주이면 이번 총회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LG화학은 정관에 따라 주주들에게 따로 초청장을 보내진 않았다고 하니 내가 주주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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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는 안갯속입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기로 결정을 내렸지만, 나머지 주주에 대한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주총회 참석률을 75%로 가정하면 3분의 2인 50%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분할안이 통과됩니다. 구광모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주)LG의 30%에 외국인 지분 40%와 국내 기관 10% 중에 절반이 찬성하면 가결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에 영향력이 큰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찬성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지분 가치 희석 가능성 등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사실에 외국인도 주목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 정도 판단할 정도라면, '물적 분할'로 인한 문제점이 있다는 걸 외국인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는 왜 분할에 반대하나?

그래서 국민연금이 왜 분할에 반대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반대 논리에 설득력이 있다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에 동참할 것이고 그 결과 분할안이 부결될 수 있습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들이 주로 문제 삼은 것은 분할 그 자체가 아니라 분할 이후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법입니다. 이미 LG화학이 분할 이유로 투자 유치의 필요성을 들었고, 신설 자회사 기업 공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즉, 분할 이후 어떤 식으로든 자금조달은 기정사실입니다.

■ 배터리 자회사 정관에 신주인수·전환사채 발행 가능…"그룹 결정에 견제장치 없어져"

일부 위원은 신설 배터리 자회사의 정관에 주목했습니다. 정관을 보면 주주 이외의 자에게 30%까지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도 발행 가능합니다. 이렇게 신설 자회사의 주식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로 넘어간다면 결국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덜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주식회사 엘지에너지솔루션 정관
제10조 제2항 주주 이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단, 2호 내지 4호에 대한 신주배정은 각호의 배정비율을 합하여 발행주식 총수의 30%를 초과하지 못한다.
제11조 제1항 액면총액이 일조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 외의 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제12조 제1항 액면총액이 오천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외의 자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며 반대를 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일단 이번 분할이 결정되고 나면 배터리 자회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주식을 타인에게 넘겨도 LG화학 주주들로서는 견제할 방법이 없어진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지배주주 관점에서만 분할 진행되는 것에 브레이크 건 것"

위원회에서 논의된 또 다른 관점은 지배주주, 즉 (주)LG를 지배하는 그룹 총수와 국민연금을 비롯한 다른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일부 위원은 이번 분할이 지배주주와 나머지 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는 사례라고 봤습니다.

분할 이후 모회사인 LG화학이 보유하는 자회사 주식 지분은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70%로 줄어들면 지배주주와 그 밖의 소액주주 모두 70%라는 비율로 주주권이 줄어드는 겁니다. 따라서 지배주주와 다른 주주들의 이해충돌이 없다는 해석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물적분할을 한 자회사를 기업공개나 별도 상장 등 방법으로 지분율을 바꿀 경우에는 지배주주는 사실상의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투자금은 투자금대로 유치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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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배터리 자회사 지분의 30%를 타인에 넘기고 투자 유치를 받더라도 지주회사인 (주)LG와 (주)LG의 대주주인 총수 일가는 배터리 자회사 70%를 그룹 지배구조를 통해 그대로 지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할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하거나 인적분할하거나, 또는 물적분할시 모회사를 배터리회사로 할 경우에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추가 출자가 없다면 지배주주 지분율은 30%에서 20%가량으로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이번 물적분할로 투자도 받고, 배터리 회사 지배력도 유지할 수 있는 지배주주의 입장과 손해를 볼 수 있는 소액주주들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 일부 위원의 판단입니다. 실제로도 상당수 위원들의 공감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배주주 관점에서만 분할이 진행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위원회 일각의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상장 1년 뒤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10% 발생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LG화학 지배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10% 손해를 보지만, 지배주주는 어차피 신설 자회사를 지배하는 사실상 이익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4곳 이상 자문사는 '찬성'…이번 주총이 중요한 이유

다만 이러한 평가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고, 최소한 4곳 이상의 의결권 자문사는 단서 등을 달면서도 분할에 찬성했습니다.

특히 물적분할 자체는 문제의 소지가 적다는 점이 외국의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영미권 국가에서는 하나의 회사 계열은 1개의 상장사만을 둔다는 것이 일반적이라 분할 뒤 문제 소지가 없습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구글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상장회사는 알파벳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되며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LG화학 이외의 배터리 회사들도 일정 단계가 되면 같은 식의 분할을 계획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다수 외국인과 기관이 국민연금 판단을 받아들여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건다면 비슷한 분할을 계획한 다른 기업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LG화학이 최근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여왔고 격차를 벌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모은다는 방법이 소액주주들의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 것인가가 쟁점입니다. LG화학은 여러 여건을 고려한다면 다른 식의 자금유치보다 물적분할이 우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연금 사회주의다"라는 비판도 있었고 반대로 손해가 예상되는 사안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국민의 재산권을 포기하는 것이란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번 사안은 개미 투자자들의 집단 반발 속에 국민연금이 총수 등 경영진 판단에 제동을 건 상황입니다. 연금의 역할과 물적분할의 한국적 특수성, 재벌기업의 자금조달 방법 등 많은 논점들이 총회를 통해 드러나고 또 정리될 것입니다.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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